내일의 눈

이 대통령이 쏘아 올린 ‘조국 리스크’

2025-08-27 13:00:03 게재

영어의 몸에서 풀려난 조 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광폭행보와 발언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조 원장은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돼 수감됐다가 242일 만에 8.15 특사로 출소했다.

그 직후 그는 “저의 사면·복권과 석방은 검찰독재가 종식되는 상징적 장면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자신을 ‘검찰독재의 희생양’으로 치환했다. 그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6월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고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한데 이어 부산을 방문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았다. 26~28일엔 광주·전남·전북을 찾아 당원 등을 만날 예정이다.

그 사이에 조 원장과 부인 정경심 교수의 문서위조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유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금태섭 전 국회의원) 하지만 조 원장은 자녀 입시비리 사과 요구에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세대가 마음을 열겠냐”고 했다. 그러고는 ‘2030 남성 극우화론’을 꺼내들었다.

출소 당일 강남에서 소고기를 먹고 올린 된장찌개 사진을 두고 ‘위선적으로 서민 코스프레를 했다’는 보수진영의 비난엔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고 받아쳤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원장 행보에 “신중해야 한다”(박지원 의원), “‘자숙의 모습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다”(강득구 의원) 등의 ‘자중’ 주문이 이어졌지만 조 원장은 “제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조 원장의 사과 없는 태도에 대한 비판과 ‘위선적 좌파’라는 지적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윤석열정부를 탄생시킨 ‘조 국 사태’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재현되는 분위기다.

조 원장이 부각될수록 그를 사면해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점은 이 대통령에게 곤혹스러운 대목으로 보인다. 멈춰선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소환될 수도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범죄’ ‘위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몰염치’ 명목으로 이 대통령을 조 원장과 같이 도마 위에 올릴 수도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어차피 임기 중 사면이 불가피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하자”는 취지로 이 대통령의 사면 결단 경위를 설명했다. 이것은 강성지지층의 요구를 고려한 ‘실용적 결단’일 수 있다.

하지만 우 수석 말처럼 ‘4~5% 지지율 하락’으로 끝날 일은 아닐 듯하다. 조 원장은 ‘쇄빙선’처럼 휘젓고 다닐 것이고 침전됐던 비판의 목소리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 수석 말대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래서 ‘진짜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 대통령은 왜 조 국 사면을 서둘렀을까.

박준규 정치팀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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