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시민중심도시로 대전환 시작”

2025-08-27 13:00:01 게재

15년 만에 일반구 승인, 내년 2월 출범

출생아수 전국 1위…올해 8000명 육박

“일반구 설치는 단순히 행정체제가 달라진다는 의미를 넘어 화성시가 ‘시민중심도시’로 거듭나는 대전환이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정명근(사진) 경기 화성특례시장은 26일 “시민 곁으로 모든 것을 돌려드리는 진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의 일반구 설치 승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특례시로 승격된 화성시의 인구는 104만9685명(7월 기준)이다. 면적은 844㎢로 서울시의 1.4배에 달한다. 하지만 특례시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구가 없다. 인허가 등 대부분 업무를 시청에서 처리하다보니 시민들이 많게는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하지만 내년 2월부터는 가까운 구청에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안부가 지난 22일 화성시의 일반구 설치 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화성시에는 내년 2월 효행구 만세구 병점구 동탄구가 새로 생긴다. 일반구 설치 기준인 인구 50만명을 달성한 이후 15년 만이다.

정 시장은 “15년간 노력해도 안됐는데 이재명정부가 들어와서 2달 만에 전향적으로 검토하면서 숙원사업을 실현하게 됐다”며 “화성의 광활한 면적, 지역 간 편차 등 특수성을 감안할 때 시민을 위해서나 도시 발전을 위해 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2026년 2월 1일 4개 구청을 정식 개청할 예정이며 권역별 맞춤형 행정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라며 “복지, 재난 대응, 지역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 효과가 극대화되고 시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공장도시’에서 ‘반도체·미래차’ 메카로 = 인구 100만 특례시 승격에 이은 일반구 신설은 민선 8기 정명근 시장이 이룬 가장 큰 성과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엔 기업이 큰 몫을 차지한다. 화성에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2만6689개 기업이 있고 68.6%의 높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의미다. 정 시장은 “특례시가 되는 데 기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반도체·모빌리티 등 미래산업도 기초인 소재·부품·장비가 받쳐줘야 발전할 수 있는데 그 생태계가 잘 갖춰진 곳이 화성”이라고 말했다. 실제 화성시는 2027년까지 국비 740억원을 지원받아 자율주행 리빙랩 공공서비스 실증과 스마트운송 플랫폼 구축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도 삼성전자 고성능컴퓨팅(HPC)센터,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와 ASM,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등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도시’에서 ‘반도체·미래차’의 메카로 변모하고 있다. 정 시장은 “공약했던 20조 기업 투자유치를 이미 달성해 투표유치 목표를 25조원으로 높였다”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도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지원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시장은 “화성시에 있는 12만여개 사업체에 전체 시민의 약 20%인 18만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소상공인들”이라며 “지역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가장 좋은 정책이 지역화폐 발행”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희망화성지역화폐’ 누적 발행액이 총 2조5301억원에 달해 경기도내 1위이자 전국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1.01명 회복한 비결 = 이러한 노력은 ‘출생아 수 전국 최다’ ‘출산율 회복’이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화성시는 2년 연속 전국 최다 출생아 수를 기록했다. 2023년 6713명, 지난해 7200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합계출산율도 1.01명으로 50만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정 시장은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이 0.75명임을 감안하면 화성시가 200만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원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상반기에 월평균 680명이 태어나 연말까지 8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산율 상승은 화성시의 세밀한 노력이 뒷받침한 결과다.

정 시장은 “결혼·임신·출산·육아 4단계에 걸쳐 75개 맞춤형 정책에 427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임신장려정책 가운데 한방난임치료비 지원사업은 26%의 높은 임신 성공률을 보이는 등 전방위적 지원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성시에는 젊은층이 많이 거주한다. 화성시의 평균연령은 39.6세다. 6월말 기준 인구 구성을 보면 중장년(40~64세) 39만554명, 청년(19~39세) 28만1825명, 청소년(9~24세) 17만3010명, 어르신(65세 이상) 11만426명 등의 순이다. 정 시장은 “현재 출산율과 인구구성 비율을 감안하면 화성시는 앞으로 20년은 역동적인 성장을 이어갈 도시”라고 말했다.

◆정조의 효심 깃든 따뜻한 공동체로 = 이 때문에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정 시장은 강조했다. 미래에 대비해 행정조직도 과감하게 바꿨다.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AI전담부서’를 만들고 모빌리티 전략팀과 공공드론팀 등 미래산업에 대응할 수 있게 조직을 정비했다. AI 시대의 빈부 격차에 대비하고자 전국 최초로 ‘기본사회담당관’도 신설했다.

도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일도 시작했다. 정 시장은 “화성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문화가 깃든 도시”라며 “효 사상을 연구·전파해 이웃을 배려하고 서로 존중하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화성시는 오래된 도시와 달리 새로 만들어가는 도시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시기에 조금만 방향이 틀어져도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전문가 시민 등 구성원들과 신중하게 미래를 설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의 연속성 측면에서 안정성을 기하면서 도시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해 사실상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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