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실장 “3500억달러 운용 놓고 한·미 이견”
“긴박한 순간 많아 … 정상회담 못한다 해도 무리한 사인 안돼”
“대통령,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릴 용기 있는 사람이 이긴다 말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일 대미투자액 3500억 달러의 운용 등을 놓고 한미간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자칫하면 한미정상회담을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긴박한 순간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 기자간담회
이날 김 실장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3500억 달러 투자 관련한 운용을 놓고 “상당한 이견이 있어서 실무적으로 백병전을 하고 있다”면서 “MOU를 맺어야 하는데 문안을 갖고 수십 번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3500억 달러 운용을 놓고 한미정상회담 전날까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상을 벌인 이야기도 전했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이냐,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라 (3500억 달러를) 어떻게 쓸지 불분명하면 원화가 뛸 텐데 관세 줄이자고 그게 말이 되느냐(고 설득했다)”면서 “처음엔 내가 정상회담 망치는 거 아닌가 했는데 후반부 가니까 우리가 문제제기하는 게 뭔지 이해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정상회담 계기에 어떻게든 우리를 사인하게 만들려고 압력을 가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못 해도 괜찮으니 무리한 것은 사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첫 순방지인) 일본 갈 때만 해도 일본만 하고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긴박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많은 논의가 있을 때 이 대통령이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릴 용기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한미정상회담 공동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미국 쪽에서 정상회담 합의문의 경우 그쪽의 강한 의견이 있었다”라며 “최종적으로 발표가 안 된 측면이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 성과가 훨씬 많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에서 공을 세운 공무원들에게 포상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아이디어를 낸 공무원, 협상에 광우병 사진을 가져가라고 아이디어를 낸 수습 사무관, 부친상을 당했지만 워싱턴에 남아 협상한 공무원 등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