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1.7%↑…9개월 만에 최저
3개월 만에 1%대로 …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
SK통신요금 50% 할인 영향 … 석유류도 안정세
농축수산물 4.8% 올라 작년 7월 이후 최대상승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7% 상승, 3개월 만에 1%대로 하락했다. 일부 통신사의 50% 요금 할인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큰 폭 하락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져 물가부담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휴대전화요금 21% 하락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로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뒤 5월에는 1.9%로 떨어졌다. 6월(2.2%)과 7월(2.1%)에는 먹거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다시 2%대로 올라섰지만 8월(1.7%)에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8%, 공업제품은 1.7% 전기·가스 수도는 0.3% 상승했다. 서비스 가격은 1.3% 올랐다.
하지만 공공서비스(7월 1.4%→-8월 -3.6%)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서비스 가격 상승세를 억제했다. SKT가 8월 한달간 50%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휴대전화료가 21.0%나 떨어졌다. 또 석유류(7월 -1.0%→8월 -1.3%)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공업제품도 안정세를 나타냈다.
◆먹거리 가격 여전히 불안 = 하지만 통신료 할인의 영향은 일시적일 전망이고, 먹거리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부담이다. 7월 말 지급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먹거리 물가 상승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8월 농축수산물(4.8%) 가격은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축산물(3.5%→7.1%)과 수산물(7.3%→7.5%)의 상승폭이 전달에 비해 확대됐다, 또 폭염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농산물(-0.1%→2.7%) 가격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가공식품(4.2%)과 외식(3.1%)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 쌀(11.0%), 고등어(13.6%), 복숭아(28.5%), 달걀(8.0%), 찹쌀(45.6%), 빵(6.5%), 커피(14.6%), 햄및베이컨(11.3%), 김치(15.5%) 등의 상승폭이 컸다.
◆생활물가지수 2.5% 상승 = 통계청은 통신요금 할인 영향을 제외하면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곡물가격은 작년 생산량과 제고량 감소로 인해 14.7% 상승했다. 채소는 최근 폭염 등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 상승 전환했고 과실도 상승세로 바뀌었다. 수산물의 경우 명태가 하락했지만 갈치·고등어 등 가격이 올랐다. 축산물은 돼지고기와 국산쇠고기의 도축마릿수 감소 등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9% 올랐다.
가계의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3.9% 상승해 높은 수준을 지속했고, 식품 이외 품목은 0.1%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신선어개(8.0%), 신선채소(0.9%), 신선과실(0.1%) 모두 올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