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트린’ 나올까…이 대통령, 23일 유엔 기조연설

2025-09-02 13:00:12 게재

“민주주의 위기 극복 과정 공유-한반도 평화 역할 밝힐 것” 안보리 의장국 맡아 … AI와 국제평화안보 공개토의 주재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다고 대통령실이 2일 밝혔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른바 ‘이재명 독트린’이 발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같은 일정을 공개한 후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회복 과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는 매년 9월 셋째주 화요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며, 193개 회원국의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세계 최대의 다자외교 무대다.

강 대변인은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릴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참석을 통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 북·중·러의 밀착과 그에 대응한 한·미·일 간의 경계선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밝히는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 그리고 한반도 평화 비전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앞선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자신을 ‘페이스메이커’로 지칭하며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구체화, 그리고 한발 나간 비전 제시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9월에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 자격을 얻은 만큼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하게 된다.

강 대변인은 “24일 인공지능(AI)과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공개토의를 개최한다”면서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미칠 기회와 도전을 논의하고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15개 상임·비상임이사국이 국가병 알파벳 순서대로 한달씩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다. 의장국은 회의 의제를 협의·조정하고 공식·비공식 회의를 주재하며 안보리를 대표하는 권한을 갖는다. 우리나라의 안보리 의장국 수행은 이번이 다섯번째로 총회가 열리는 달에 의장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국으로서 공개 토의 주제를 AI로 정한 데 대해 강 대변인은 “중요한 미래 먹거리이자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도 있고, 그동안 AI가 서구 선진국 중심으로 주도된 이슈라면 이제는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선언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배경을 밝혔다.

앞서 미국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 ‘안보리 리포트(SCR)’에선 이 대통령이 AI 관련 고위급 공개 회의를 주재할 가능성을 전하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산업계 및 학계에서 각각 한 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브리핑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찾아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또 한번의 정상회담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다양한 국가의 많은 정상들이 유엔을 찾기 때문에 정상외교가 있겠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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