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기업-노동 ‘양날개’ 잡을 수 있을까

2025-09-03 13:00:02 게재

3일 반도체 부품 세계 점유율 1위 ‘강소기업’ 찾아

“제조업, 고용에서 매우 큰 역할 … 성장 위해 지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민생·경제 행보를 예고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강소기업을 찾아 본격적인 K-제조업 힘싣기에 나섰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가 성장 전략과 관련한 7개 부처의 보고를 들은 데 이어 현장 기업 방문까지 이어가는 등 경제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흐름이다. 정상외교 이후 상승 반전을 이룬 지지율을 이어가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국무회의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반도체 부품 기업인 새솔다이아몬드공업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제조업이 고용에 있어서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강소기업들, 역량 있는 제조업들이 성장, 발전해야 하는데 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회복과 성장이라고 압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다시 성장을 회복하는 해여야 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는 속에서 (중략) 중요한 것은 역시 먹고 사는 문제다. 먹고 사는 문제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솔다이아몬드공업은 반도체의 주재료인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공정에 필수적인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TSMC,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주요 기업들이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판매량 기준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핵심기술로 승부하며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첨단 제조업 혁신을 뒷받침하는 강소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의견을 경청해 정책 방향에도 반영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민생 및 경제 올인 행보는 전날 국무회의부터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반전시키는 첫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무위원들과 잠재성장률 제고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하며 “어떤 제약에도 얽매이지 말고 과감한 해법을 준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노란봉투법’ 등 재계가 반대의견을 밝혔던 법안을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긴 했지만 기업에 해를 끼치는 법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새는 양날개로 난다. 기업과 노동이 둘 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두가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회복과 지속성장을 해야 한다”고 말해 기업계뿐만 아니라 노동계에 대해서도 책임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란봉투법이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이라면 기업들의 오랜 숙원 중의 하나였던 배임죄 완화 등을 고려하는 등 일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배임죄 폐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실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배임죄에 대해서는 노사의 문제를 우리가 평균적으로 합리적인 시선으로 돌아봐야 한다고 대통령이 늘 말했다”며 “노조법(노란봉투법) 통과를 먼저 했다면 말 그대로 배임죄 역시도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을 고치고 바꿔봐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럼녀서 “완화일지 폐지일지에 대한 얘기는 구체적인 부분이 아니겠나”라며 “방향은 일단 그쪽으로 설정돼 있다고 보면 되고, 각론 같은 경우는 법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수위 조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이 생각하는 배임죄는 완화 내지는 아예 폐지, 이 두 개에 있어서 크게 구분 없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제조업 힘싣기는 4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K-제조업 대전환을 두고 토의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우리 제조업 현황을 진단하고 산업정책 방향과 금융지원 방안 등을 폭넓게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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