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국 물가 지표에 따른 금리 인하 폭 주목
프랑스·일본·영국 등 주요국 정치 흐름과 금융시장 반응
트럼프,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압박 강화 여부도 관심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노동시장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정적인 분위기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물가지수에 따라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주에도 연준의 9월 인하 강도와 금리 인하 성격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 해소 어려울 듯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8월 PPI가 발표되고 11일엔 8월 CPI 지수가 나온다. 이번에 발표될 물가 지표는 9월 FOMC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를 가늠할 핵심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발표된 8월 고용 쇼크는 예상보다 노동시장 하방 위험이 클지 모른다는 불안을 시장에 주입시켰다. 이 여파로 9월 FOMC에서 0.5%p 금리 인하 확률도 11%로 제기되고, 연말까지 금리 인하 횟수도 기존 2회에서 3회로 급격히 변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될 8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2.9%로 전월 대비 상승이 예상된다. 전월 대비도 7월 0.2%에서 0.3%로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 7월엔 2.7%로 반등세가 멈췄지만 8월부터는 상호관세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근원 CPI는 3.1%로 전월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달부터는 생산자물가(PPI)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PPI는 지난 5월 전년 동월비 2.7%에서 6월 2.4%로 둔화된 후 7월에는 3.3%로 큰 폭으로 반등한 바 있어 이번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는 전월 대비 수치와 PPI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7월과 다르게 8월부터는 상호 관세 영향권에 들어선 만큼, 전월대비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커지는지, 또 기업, 생산자 단에서 어느 정도의 관세 비용 전가가 최종 소비자에게 이루어지는 지가 관전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12일에는 미국의 9월 미시건대 심리지수 잠정치가 나온다. 4~5월 52.2로 급락했던 이 지수는 관세 우려 완화로 6월 60.7, 7월 61.7로 반등한 바 있다. 8월에는 58.2로 반락했으나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 4.5%로 2개월 연속 하락 후 8월 4.8%로 반등한 가운데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8월 3.5%에 이어 추가 상승할지가 관심이다.
◆프랑스 신용등급 흔들 = 주요국의 정치적 불안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8일 정부의 2026 지출삭감 예산안과 연계되어 바이루 총리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한다. 지난주 야당 측과의 협의 결렬로 불신임이 예상된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리뷰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023년 4월 AA-로 하향 조정 후에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치 불안이 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도 총리 사임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에 국채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자민당 총재직에서 사임을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이번 주부터 차기 총재 선거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자민당 내 떠오르는 총재 후보군들의 행보 및 정책 관련 발언, 야당 측의 대응 행보에 따라 일본 국채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년물 국채금리가 최고치로 오르고 파운드화 환율은 하루새 1% 넘게 급락했던 영국에서는 9일 재무장관의 하원 질의응답이 예정 되어있다. 11월 발표할 내년 예산안, 재정여유분 전망, 재정긴축 정책 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며 국채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금리 동결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분기 경제 전망치는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올해 0.9%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은 1.2%에서 1.1%로 내리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2.0%, 내년 1.6%로 하향 전망한 바 있어 이번 조정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압박 강화 여부도 주목된다.
주말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가 강화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휴전 압박을 강화할지 관심이다.
◆국내 증시 여전히 박스권 전망 = 국내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물가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법 개정안 논의,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도래 등 변수도 앞두고 있어 뚜렷한 방향성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8일 오전 전 거래일보다 4.69포인트(0.15%) 오른 3209.81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9시 13분 현재 전일 대비 2.72포인트(0.08%) 오른 3207.84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9포인트(0.36%) 오른 814.29를 나타냈다.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9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5원 내린 1389.5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388.5원에서 개장해 1388.5~1390.0원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환율 하락 출발은 지난주 미국의 고용 통계 지표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9% 내린 97.920을 기록했다.
다만 전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0.16% 오른 148.45엔이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8월 미국 고용 부진에 연준의 금리 빅컷 기대가 부상하면서 달러 약세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일본 총리 사임에 따른 엔화 약세가 미 달러화 지수 추가 하락을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약세 분위기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프랑스 및 일본 정국 불안 확산 여부는 달러화 약세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