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하면 충분했던 성장시대 끝나…향후 5년이 골든타임”
구윤철 부총리 “성장잠재력 높일 새 필승전략 필요”
초혁신경제 전환 강조 … 9월중 20개 추진단 꾸린다
15대 선도프로젝트 중 5개 과제 추진계획 우선 공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새로운 필승전략이 필요하며 향후 5년이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성장전략TF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선두주자의 뒤를 빠르게 쫓아가면 충분했던 그동안의 성공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1등 제품 하나가 1만개의 10등 제품보다 중요한 시대”라며 “추격의 시대를 넘어 추월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 초혁신경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지원 강조 = 구 부총리는 “‘프런티어(Frontier·개척자)’ 정신으로 세상에 없던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처럼 우리가 앞서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며 “초혁신기술 아이템과 같이 문제해결의 핵심인 ‘킹핀(King pin·볼링에서 핀을 쓰러뜨릴 때 가장 영향력이 큰 5번 핀)’을 구체적으로 타겟팅해서 집중 투자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앞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밝힌 초혁신경제 15대 선도프로젝트 중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등 5개 과제에 대한 추진계획을 우선 발표했다.
추격의 시대를 넘어 추월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문제해결 방식과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 부총리는 “선도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을 대폭 증액 편성했다”며 “100조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파격적인 금융지원을 하고, 규제샌드박스 등을 활용한 규제완화도 적극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의 성공적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과 주관부처 중심으로 20개 선도 프로젝트 추진단을 9월 중 신속하게 구성·운영하겠다”며 “특히 지역의 풀뿌리 특화산업과 연계된 프로젝트는 지자체와도 적극 협력해 지역경제 혁신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 프로젝트 우선 점검 = 구 부총리는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22일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선정한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중 5가지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도 점검했다.
차세대 핵심소재인 SiC 전력반도체는 현재 10% 수준의 기술자립률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재-소자-모듈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의 핵심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전력반도체 특화형 인재도 양성할 계획이다. SiC전력반도체 세계시장은 지난해 34억달러에서 2030년 103억달러로 연평균 20% 성장할 전망되고 있다.
LNG 화물창은 한국이 글로벌 LNG 운반선 수주는 1위 국가이지만 LNG 저장탱크인 화물창은 독자 기술이 없어서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LNG 화물창 국산화 실증사업에 착수해 독자기술을 개발하고 소재·부품 고도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핀의 응용기술 개발과 사업화도 지원한다.
그래핀은 종이보다 얇고 강철보다 200배 강하며 높은 전기·열 전도성을 지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상당한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은 확보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방열 소재 등 일부 분야에서 시제품을 공급하는 등 사업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래핀 세계시장은 지난해 9억9000만달러에서 2033년까지 83억달러로 연평균 36.5% 성장할 전망이다.
◆기업·정부 합동 추진단 지속 관리 = 특수탄소강의 경우, 한국이 조선·에너지용 고부가가치 후판·강판과 자동차용 고부가·저탄소 철강 판재는 글로벌 상위권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일본 등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어, 차세대 특수탄소강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석박사급 전문인력도 양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K-식품은 한류와 K-식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9년 연속 매년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 중이다. 수출 거점 재외공관 지정, 공동물류센터 확대 등을 통해 K-식품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앞으로 나머지 10개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추진계획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과 주관부처가 중심이 된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추진단을 통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회의에서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방안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이 땀 흘려 개발한 혁신의 원천인 기술보호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며 “법원이 정한 전문가가 현장조사를 통해 증거수집을 할 수 있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를 도입해 피해 입증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중소기업의 손해액 산정시 기술개발 비용도 반영토록 해서 손해배상액을 현실화하는 등 다각도의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