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정부 100일, 역류와 퇴행의 시간”
“정치특검 앞세운 야당탄압 정치보복만 있을 뿐”
사법개혁특위·여야정재정개혁특별위 구성 제안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정부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정치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며 정부·여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내란청산’을 역설한 것에 맞서듯 “이재명정부 출범 100일은 퇴행과 역류의 시간이었다”며 힐난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면서,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세력에게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면서 “이제는 야당의 위치에서 이재명정권의 폭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바로잡으면서, 민생경제부터 확실하게 지켜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3대 특검에 대해 “이미 정치보복의 도구로 전락했고 야당 탄압은 끝이 없다”고 비판했고,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체계를 뿌리채 흔드는 것은 국가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국회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대해서는 “건전재정의 둑을 무너뜨린 빚더미 예산”이라고 비판하며 “모든 정부 재정사업의 예산 소요를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를 도입하자”며 국회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 등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기업 단두대법’”이라면서 후속 보완 입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 쟁의의 개념과 범위를 더욱 명확하게 해야 한다”면서 “다른 선진국처럼 노조의 주요 사업장 점거를 금지하고, 파업 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하여 기업 방어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안은 ‘경영 판단 원칙’을 명문화하고 기업 활동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는 배임죄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면서 “주요 선진국처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여 경영권 방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역대급 회담’이었다고 추켜세웠지만 송 원내대표는 ‘빈손 쭉정이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 한국은 50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했다. 5000억달러는 우리나라 GDP 대비 26.7%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라면서 “이처럼 엄청난 선물보따리를 줬는데 무엇을 받아왔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자동차 관세는 도대체 언제 15%로 낮아지는 건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정말 막았나?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조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됐나?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발표가 없나? 국민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벌어진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감금 사태에 대해 ‘사상 초유의 외교 참사’라며 “국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상회담 후속협상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면서 “국민의힘도 국익을 최대한 지켜나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