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은행 사기악용계좌 매년 증가세

2025-09-11 13:00:34 게재

2020년 2만3천개

지난해 3만2천개로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등의 이유로 6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이 지급 정지한 계좌 수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대 은행이 지급 정지한 계좌 수는 2020년 2만3381개, 2021년 2만7967개, 2022년 2만8185개 등으로 늘었다. 이후 2023년 2만7652개로 주춤했다가 지난해 다시 3만2409개로 뛰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만 1만488개에 달하는 계좌가 정지됐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 연간 처음으로 4만개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은행도 시중은행보다 수치는 낮았지만, 매년 증가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5대 지방은행(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에서 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돼 지급 정지된 계좌는 총 9621개로 집계됐다.

부산은행이 4508개로 가장 많았고, 경남은행이 2713개, 전북은행이 1108개, 광주은행이 1075개, 제주은행이 217개 등으로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210개, 2021년 1557개, 2022년 1919개, 2023년 1958개, 2024년 2203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이미 774개 계좌가 정지돼 최고치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iM뱅크(옛 대구은행)의 경우 5년여 동안 4534개로 다른 시중은행보다는 적었지만 지방은행보다는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피해액 일부를 금융회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은행계좌 개설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는 점에서 은행측의 책임감을 한층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