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국민불안 해소 최우선…내란에 관용 없다”

2025-09-22 13:00:34 게재

“내란재판부, 방어수단 … 사법개혁 11월 처리”

강성지지층 갈등설에 “의견내는 당원중심 정당”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장외투쟁과 대통령 탄핵 거론에 대해 “명백한 대선 불복”이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의 장외 투쟁은 내란옹호·대선불복 세력의 ‘장외 투정’”이라고 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내란과 관련된 세력에게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생을 위한 협치 논의는 진행하지만 실제 성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민주당이 오는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공언해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하는 김병기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2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란과 민생을 철저히 분리하겠다”면서 “민생은 함께하지만, 내란과 관련된 세력에게 관용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장외 투쟁에 대해서는 “명분이 없다”며 “내란에 대한 반성을 근저로 장외투쟁을 한다면 100번 양보하겠지만, 내란(과 관련한) 불복이 근저에 깔려 있으면 큰일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도 “민생을 도외시한 정당은 존립할 수 없다”며 “아무리 힘들더라도 일일이 다 받아내겠다. 그 문제 가지고 타협은 없다”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각 안정과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조직법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행정안전위 소위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한 상태다.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수사)·공소청(기소 담당) 신설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안 등을 포함해 25일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인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법안 11개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강제종료 후 처리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안 처리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패스트트랙을 통해 우회 돌파하는 전략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 피해를 구제·해소하기 위해 ‘가짜정보 근절법’, ‘사법개혁법’ 같은 경우 신중하게 시간을 좀 갖자는 계획”이라며 “관련 법을 11월 정도에 처리하는 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재판부 설치와 관련해선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민과 내란 종식을 위한 방어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두고 의견이 많지만,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국민 대부분은 사법부의 내란 재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원내지도부 결정이 강성지지층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잇달아 무산되는 상황에 대해선 “의견을 내는 당원주권 중심 정당으로 변모하면서 그런 의견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그 의견이 타당하고 합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지도부조차도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청래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그전보다 대화가 훨씬 많고, 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돼서 더 긴밀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원팀’을 강조했지만 현안을 놓고 김 원내대표와 정 대표간 인식차가 적지 않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총리 회동설과 관련해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처음 거론하신 분들이 해명하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전체의 의견이라기 보다 특정 의원들의 입장이라는 해명으로 들린다. 조 대법원장의 해명에도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정 대표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정청래 대표는 21일 국민의힘의 장외투쟁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정 대표를 “반헌법적인 정치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지칭하며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에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얻다 대고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라며 반발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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