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이진숙 이어 유철환 찍어내기?

2025-09-23 13:00:02 게재

민주당, 유철환 권익위원장 감사요구안 제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무혐의 처리 ‘직무유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에 대한 여당의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은 물론, 전 정부 ‘코드’에 맞춘 행보를 보였던 행정부 인사들을 향해 차례로 공세를 펴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진 사퇴’ 요구를 거부한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해 입법과 감사 등의 압박 수단을 취하고 있다. 법 개정으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자동면직 수순을 밟게 만들고 있는 민주당은 유철환 권익위원장에 대해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를 이유로 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철환 위원장·정승윤 전 부위원장에 대한 감사요구안 제출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김용만, 강준현 의원 등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국민권익위원회 유철환 위원장·정승윤 전 부위원장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22일 민주당 정무위원회 위원들과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의원들은 권익위 간부 사망과 관련 유 위원장과 정승윤 전 부위원장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제출했다.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무혐의 처리한 것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인의 사망 원인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의 헬기 이송 업무 때문이고 한 정 부위원장의 증언이 위증이라며 이 역시 감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무위 여당 간사 강준현 의원은 “유 위원장은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작년에 국정감사를 할 때도 (김 여사의) 명품 가방과 관련해 많은 문제가 있었고 당시 이재명 대표의 헬기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권익위 간부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응급 헬기 이용 사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조사를 지휘했다.

지난달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은 권익위 간부 사망 책임을 들어 유 위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전 최고위원은 “청렴 강직한 부하 직원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을 지는 것은 기관장으로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법적으로 2027년 1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정권 교체로 이후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도 내년 8월이 임기지만 정부조직 개편으로 직을 잃을 상황에 처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의 공공성 및 독립성 훼손과 비정상적 방통위 운영 등의 이유로 탄핵 소추됐으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전 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들어 이 위원장에 대해 사퇴 공세를 펼쳐 왔다. 이달 중 민주당 주도로 통과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설되면 이 위원장은 자동면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윤석열 정부 시절 정치 감사, 표적 감사 논란을 빚은 최재해 감사원장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의해 탄핵됐으나 헌재에서 기각됐다. 최 원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