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환경 변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서둘러야”
무협 “공급망 구축 유리”
한국이 미국의 관세부과 등 통상환경 변화에 잘 대응하려면 기존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4일 펴낸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광범위한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은 △신규 FTA 체결 및 중단된 협상 재개 △기존 FTA 개선 △복수국간 무역협정 가입 등으로 양자·지역간 협력을 가속하고 있다.
한국도 대부분 수출 상대국과 FTA를 적극 체결해 왔는데 2020~2024년 FTA 체결국에 대한 수출은 연평균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 증가율(4.7%)과 FTA 비체결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3.7%)보다 높은 수치다.
8월말 기준으로 한국은 총 59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 세계 GDP의 85%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이 협상을 완료한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에미리트(UAE)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 4개국과 FTA를 발효할 경우 전 세계 GDP에서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이 2.2%p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수출 증대를 위해 기체결한 FTA에 비해 자유화 수준이 높은 CPTPP 가입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PTPP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대안의 자유무역 블록으로 주목받는 협정이기도 하다.
현재 회원국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12개국이다.
2020년 기준 교역 규모는 5조2000억달러에 이르며, 명목 GDP는 10조7000억달러 규모다. 한국의 CPTPP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2023년 기준으로 1604억달러로 총수출의 25.4%를 차지했다.
강금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CPTPP 당사국 다수와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시장접근 개선을 통한 수출기회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 CPTPP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FTA 정책과 경험을 살려 국내 취약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