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자살 줄이기 어렵지 않다

2025-09-26 13:00:01 게재

우리나라 자살률은 불명예스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 지 오래됐다. 게다가 조금씩 줄던 자살률이 2023년, 2024년 연속 늘어 지난해는 1만4000명 넘게 세상을 스스로 등졌다. 노인층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총력전을 펴는 모양새다. 각 정부 부처별 자살 고위험군을 최대한 찾아내고 지원해 자살 예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접근법이다. 당장은 범정부 부처들과 지자체가 자기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정부에서 새로운 예방책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대책을 찾아 총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현장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자. 한 정신건강학과 의사는 “그동안 우리나라 높았던 위암 사망자를 어떻게 줄였나. 검진을 많이 해서 조기에 치료했기 때문이다. 자살 줄이기도 정신건강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서 일반 정신건강 관련 검사들, 특히 학생들에게 설문방식으로 검사하는 것은 그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학생들의 ‘귀차니즘’ 등이 작용하기도 한다.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정신건강검사 앱이 나와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다. 기존 설문 방식보다 정신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정확도가 3~4배 높다고 한다. 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학교당국이 활용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고학생, 소방관 등 고위험군 대상이나 유가족 등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정신건강학과 의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마음을 돌보는 선생님이나 상담사들의 배치가 시급하다. 현재 자살 고위험군 주변에는 집중적으로 상담하거나 돌보거나 도와줄 사람이 없다. 1000명 학생의 학교에 상담전문교사가 달랑 1명이거나 이조차도 없어서 순환하면서 돌보는 일이 다반사다.

낙후된 저개발 국가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여러 제도보다 마음상담 전문교사가 여러명 학교에 필요하다. 외부 기관과 연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대규모 전교생 특강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살사고에 저항하는 방법, 위험하다고 느끼는 친구를 돕는 방법을 상세히 가르쳐주는 정신건강 수업도 좋다.

현장의 많은 전문-활동가들은 자살사망자가 많은 현실이 변치 않는 것에 분노하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공무원들하고 이야기 하거나 내놓는 자살예방정책들을 보면 ‘업무를 맡게 되서’ ‘마지 못해’ 하는 듯한 행태를 보게 된다.” “이번에도 똑 같네.” “학생, 소방관에게 직장인, 노인들에게 자살예방 방법을 직접 묻기(공모)라도 하라.”

김규철 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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