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인공지능 건강광고에 주의하자

2025-09-29 13:00:02 게재

현대는 광고사회로 불린다. 우리는 건강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일반약품 등 잠시 주변을 살펴보면 건강광고가 너무나 많다. 대중교통에서 병원광고도 흔하게 볼 수 있고 아침방송 케이블티브이를 통해 간접광고도 상시 유통되고 있다. 낮시간 뉴스채널과 케이블방송은 건강기능식품광고가 다수를 차지한다. 너무 광고가 많다보니 전 국민이 건강문제와 질환의 박사가 될 지경이다.

그래도 신문이나 방송, 대중교통의 승인된 광고들은 심의를 받아야하고 병원광고는 협회의 심사도 받는다. 대표적으로 과거 성행했던 연예인을 동원한 병의원 광고는 그 부작용 때문에 불허상태다. 건강기능식품 광고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최근 주류매체로 등극한 유튜브 등 플랫폼은 이런 규제 사각지대다. 유튜브 등에서는 기존의 광고규제를 피해갈 여러가지 술수가 동원된다.

플랫폼 광고는 경험담이나 사용기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워낙 사실 확인이 안된 다양한 정보가 범람하는 유튜브라 그러려니 하지만 누군가 나와서 어떤 치약이나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썼더니 잇몸이 살아났다는 등 전후 사진을 보여주면서 머리카락이 풍성해졌다고 하면 혹하기 마련이다.

잇몸영양제 모발영양제 피부영양제 등등 플랫폼에서는 단어도 새로 창조한다. 대부분 식약처의 규제를 받지 않고 시판허가만 받은 경우가 많다. 여기다 해외배송이나 구매대행이 가능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약품의 경우는 이런 사각지대에 있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에선 가짜의사 페이크광고 홍수

여기에 최근 발달한 인공지능(AI)기술로 이제는 AI로 광고를 쉽게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AI로 가상인물을 만들어 영양제를 광고하고 가짜처방전을 만들어 처방 후 복용한 것처럼 위장하기까지 한다.

유튜브에서 명문대출신 소아과 전문의가 나와 ‘키 크는 영양제’를 선전하기도 하는데 모두 AI가 만든 가짜의사였다. 난청도 비염도 쉽게 치유된다고 하지만 모두 AI기술을 이용해 쉽게 만든 페이크광고였다. 때문에 최근 식약처도 단속을 강화하고 의사협회도 사법조치 등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광고는 대부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단기간 공급된다.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되었다가 모조리 삭제해서 누가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건강기능식품이나 약품 구매도 대부분 해외 직배송이나 인터넷 판매여서 단속을 시작하려는 시점에는 이미 판매처를 알 수가 없다. 제조사도 대체로 주문생산방식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제조해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아마도 AI 광고는 스스로 AI 광고가 아니라는 승인까지 버젓이 해놓고 광고할 태세다.

따라서 AI 시대가 사회전반에서 가짜와 진짜의 경계를 허물고 가짜뉴스를 양산할 수 있는 것처럼 이미 우리는 더 교묘한 가짜약과 광고시장에 전면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전자제품이나 관광상품 광고는 경제적 손해로만 끝나지만 AI 건강광고는 생명과 안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더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우선 건강관련정보는 검증된 매체가 아니면 신뢰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검증된 매체에 나온 광고나 체험담이라 해도 동네의원의 의사와 상담해 한번 더 확인하는 게 옳은 방법이다.

또한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는 일단 무시하는 게 현명하다. 만약 그 광고가 설명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 기성언론이나 의료체계에서 이를 적용하지 않을 리 없다고 반문해 봐야 한다. 유튜브 자체가 알고리즘에 최적화 되어 있어 내가 보고싶은 정보만 제공하는 편향성도 강하고, 최근 숏폼이 대세로 자리 잡아 연속된 광고로 현혹될 여지가 크다.

확증편향 최소화할 열린 마음 필요

우리는 영상으로 제작된 건강정보도 쉽게 조작이 가능한 시기에 살고 있다. 과거 영상물은 조작의 여지가 없다고 믿었지만 이제 영상물과 체험담도 모두 조작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면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혹자는 AI시대에 의학발전과 건강상 이익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개발부분의 영역이고 실제 구현되는 부분은 대면이 아니면 조작이 난무한다는 뜻이다.

수십년간 아침방송에서 쇼닥터가 말하는 수술이나 약품에 혹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을 알고리즘으로 맞춰서 빠르게 조작해서도 제공할 수 있는 더 영약한 마케팅 시대다. 각자의 건강문제에서도 보고 싶은 정보만 보려고 하는 확증편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전문가를 직접 만나서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대면정보가 더 중요해 진 시기다.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