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정현 “공천혁명”…대대적 물갈이 예고

2026-03-16 13:00:14 게재

김영환 현 충북지사 16일 컷오프 … 현직 단체장 첫 탈락

이 “전권 부여받아, 원래 계획대로” … 영남권 거센 반발

오세훈에 세 번째 기회 … 당 지도부 ‘오세훈 대항마’ 물색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인 15일 오전 복귀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내일신문 통화에서 “지금부터 (공천) 혁명을 해야 한다. 혁명은 속전속결”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공천 구상을 묻는 질문에는 “혁명은 조용하게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혁명이란 표현에서 이 위원장 자신이 강조했던 ‘세대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 공천을 관철하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 위원장은 복귀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장동혁 대표가) 저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공천 전권을 부여받았으니, 당초 이 위원장이 가다듬었던 공천 구상 그대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대로 간다”고 답했다.

충북지사 공천 심사 결과 발표하는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원장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북지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공관위는 16일 오전 충북도지사 공천 심사 결과, 김영환 현 지사를 컷오프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현 충북도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접수를 받아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이번 결정은 한 사람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변화의 문제”라며 “지금 국민의힘이 국민 앞에 보여드려야 할 것은 안정에 머무는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를 바꾸고 흔드는 혁신의 정치”라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17일 추가 후보 등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2일 공관위 회의에서 대구와 부산시장 공천안을 놓고 현역의원인 일부 공관위원과 이견을 보이다가 다음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현역의원 5명을 비롯해 9명이 출사표를 던진 대구시장의 경우 다수를 컷오프한 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초선인 최은석 의원 양자 경선을 치르자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장을 놓고 6선 주호영, 4선 윤재옥, 3선 추경호 의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장은 박형준 현 시장을 컷오프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었다고 한다. 부산에는 초선 주진우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한 상태다.

일부 공관위원은 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 중진의원과 현직 단체장을 컷오프하면 감당하기 힘든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는 전언이다. 이 위원장의 대구·부산 구상이 알려지자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모 중진의원측 인사는 “장 대표는 사실상 영남권 중진들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만의 하나 중진들을 전원 컷오프하면 장동혁체제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대표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 이 위원장이 자신의 원래 구상대로 갈지, 아니면 또 다른 혼돈을 막기 위해 자신의 공천 구상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두 차례 공천 신청을 거부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는 세 번째 기회를 깜짝 제공했다. 16일 공고→17일 공천 접수→20일 면접 일정을 제시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좋은 후보를 끌어들여서, 좋은 경쟁 관계를 만들어 주는 것 거기까지가 내 임무다. 누가 뭐라고 하던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내 방식대로 할 것”이라며 세 번째 공천 접수 의지를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이 세 번째 기회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 구성과 인적쇄신을 요구하면서 두 차례 공천 신청에 응하지 않았다. 장 대표측은 오 시장의 요구에 대해 16일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오 시장이 세 번째 기회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끔찍한 일”이라고만 답했다. 당내에선 오 시장이 17일에도 공천 접수를 거부할 경우 이 위원장이 더 이상 기회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오세훈 대항마’를 물색해왔다. 오 시장이 세 번째 기회에도 불응한다면 문을 닫고 대타를 내세워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안철수 의원과 외부 유력인사가 잠재적 후보로 거론돼 왔다. 오 시장이 17일 공천 신청에 나설지 여부가 이번 국민의힘 공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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