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추석 앞두고 민심관리 ‘비상’

2025-09-29 13:00:02 게재

미측의 압박이 죄어오는 가운데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정쟁 이슈는 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주도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이슈는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흐릿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대미 관세협상 관련 협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여당이 제기했던 ‘조희대 사퇴론’과 ‘조희대-한덕수 부적절 회동 의혹’에 이어 사법부 흔들기 논란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여당발 이슈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끌어내리며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는 양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23~25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5%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후 최저치다.

갤럽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진실 공방, 내란 재판부 변경 등 여당 주도 사안들이 대통령 평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봤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추석 때를 전후해 뚜렷한 반전 계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광복절 특사 때 지지율이 출렁였을 때는 민생 행보와 외교 행보로 가까스로 반전을 꾀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유엔 외교 성과가 여당 행보에 가려진 것에서 볼 수 있듯 점점 대통령 이슈가 여당에 의해 가려지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특검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정청래 대표가 깼을 때 이 대통령도 사실상 동조하고 넘어갔고 여당과 대통령실의 화합을 강조했다”면서 “이후 여당이 제기하는 사안들에 대해 선만 그었지 제대로 말해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여당과 대통령실의 엇박자가 부각될 경우 정권 초반 권력 누수로 보일 수 있는 데다 개혁 입법에 대한 여당의 지원과 강성 지지층의 반발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이 대통령의 어려운 상황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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