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두차례 장외집회…여론 호응 ‘미미’

2025-09-29 13:00:02 게재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 장외투쟁 명분 미약

‘입법독재·독재정치’ 공세, 공감대 떨어져

국민의힘이 21일 대구와 28일 서울 두 차례 장외집회를 열어 정부여당의 ‘독재 규탄’을 호소했지만 여론의 호응을 얻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독재 프레임’이 중도층을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장동혁 대표, 서울 집회 발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사법파괴 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특히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확실한 절연 스탠스를 취하지 않아 대여 공세에 힘이 실리지 못했고, 두 차례에 걸친 장외집회는 강성 지지층 결집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서울 시청역 부근에서 열린 ‘사법파괴·입법독재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은 여당 주도로 진행 중인 검찰 해체와 사법부 압박을 비판하며 독재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제거하고, 독재의 마지막 문을 열려 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사라지면 독재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리고 자유의 문은 영원히 닫힐 것”이라면서 “침묵을 깨고 이재명 독재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독일의 히틀러도 결과적으로 수권법과 대법원 장악으로 총통이 됐다. 남미의 베네수엘라도 대법원이 무너지면서, 독재를 하게 됐다”면서 “사법부의 독립이 무너지는 순간 대한민국은 그대로 망할 수밖에 없고, 독재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독재’에 초점을 맞추고 대여 공세를 펼쳤지만 여론 반전이나 여론 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여당의 입법독재를 장외투쟁의 명분으로 삼기에는 약하다”면서 “결국 자신들을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하고 그에 편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중간하고 애매한 스탠스로는 주목을 끌 수도 없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집회에는 ‘윤 어게인’이라고 쓰인 모자나 옷을 입은 참석자가 있었고 ‘프리(Free) 윤’ 깃발도 보였다. 내란 세력과의 확실한 거리두기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관망중인 중도층으로 지지세를 확장해나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집회에 15만명 이상의 당원과 시민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집회 참석 인원을 1만1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지난 21일 대구 장외집회 때는 7만명이 참석했다고 공지했지만 경찰 추산 인원은 2만명 정도로 집계됐다. 경찰 추산 인원으로 따지면 서울 집회가 대구 집회보다 참여자가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당내 ‘내부 결속’에도 사실상 실패한 모습이다. 107명 의원 중 서울 집회에 참석한 의원은 70여명으로 대구 집회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장외집회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일부 의원들은 언론을 통해 불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여당과의 극한 대립 상황에서 지도부가 장외집회를 선택했지만 내부 분열을 드러내는 역효과를 낸 셈이다.

두차례 장외집회를 진행한 국민의힘은 당분간은 장외보다 장내투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10월 추석 연휴 이후 진행되는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실책을 집중 부각,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