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정치권 향해 쓴소리…“입법 만능주의 벗어나야”

2025-09-30 16:02:21 게재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 여당에 “요건 충족 안돼”

조 대법원장 향해 “5월 상고심 관련 입장 표명 있어야”

이 대통령 발언에 “권력기관 서열이 있다는 데 동의 안해”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헌법적 가치를 바로세우는 것이 국민 통합의 전제라면서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안과 관련해 헌법학자의 관점에서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 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기자간담회 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국민통합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민통합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이 위원장은 30일 국민통합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법원장 청문회가 요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중지됐지만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국정 조사를 할 수 없도록 법률에 나와 있다”면서 “파기 환송된 그 사건(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재판)에 대해서 성급하게 결정한 것을 묻는다면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 물러가라, 탄핵하겠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데 아무리 정치적 수사라 하더라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 표현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 정서와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상고심 재판을 소부에서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빠르게 재판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론까지는 신중을 기해달라는 것이 세종대왕 법 사상의 핵심 중에 하나”라면서 “국가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엄청난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을 알면서 그렇게 빨리 처리했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세종대왕 법 사상을 운운하기 이전에 그 점에 대해서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권력기관 간에도 서열이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헌법에 권력기관의 서열을 규정한 어떤 것도 없다”면서 “권력기관의 서열이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가기관도 자기 목적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면서 “최고의 헌법적 가치는 바로 헌법 10조의 국민 개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행복 추구권을 확보해 주는 것이 국가의 최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입법독주를 벌이고 있는 여당을 향해서는 노자에 나오는 ‘법령은 치밀해졌지만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입법 만능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내란특검 수사가 정치보복, 야당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헌정질서 파괴 세력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해서 단죄하는 것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위원장은 “새 정부는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그걸 딛고 일어선 정부”라면서 “만약에 내란 세력에 대한 철저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존립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제기하는 위헌정당 문제에 관해서는 “위헌정당 해산에 대한 논쟁은 좀 빠르다고 본다”면서 “이것은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가 사법적으로 확정되고 나서 그리고 나서 거기에 해당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그때 가서 논의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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