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몸 사리기? “자기정치 아냐” 항변

2025-10-13 13:00:01 게재

대통령실 ‘조용한 개혁’ 강조 … 국감 앞 ‘당정대 원팀’ 주장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정감사 개시에 앞서 ‘당정대 원팀’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이 당정대 조율 없이 과속을 한다는 우려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 기간 각종 개혁 추진과정에서 당과 대통령실 사이에 불거진 ‘온도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읽힌다.

발언하는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정감사 상황실 개소식에서 현판을 제막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정 대표는 ‘혹시 지금 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나’라고 지도부와 참모들에게 자주 질문한다”며 “이 질문을 자주 한다는 자체가 자신을 자주 돌아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정 대표는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님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이 국민과 공직자에게 이해돼야 할 임기 초에 당 대표 인터뷰가 대문짝만하게 보도된다면 얼마나 송구스러운 일이겠나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당정대 조율 없이 과속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실과 거의 매일 소통한다”면서 “자칫 ‘당이 용산 출장소냐’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이를 공개하는 것보다)‘당정 이견’으로 프레임화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란청산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면 오히려 조용한 편”이라면서도“다만 대통령님의 주요 외교일정시 국내 정치 이슈가 매끄럽지 못하게 배치된 점은 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이 할 일은 당이 하는 것”이라면서 “당정대 큰 이견 없이 개혁과 청산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언급은 대통령실 고위인사가 추석 연휴 기간 ‘조용한 개혁’을 강조한 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샀다.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지난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싸우듯 하거나 시끄럽게 하는 방식에 피로를 느끼는 중도 진영·합리적 보수진영이 있다”며 “시끄럽지 않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개혁의 방식은 수술대 위에서 고통 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하는 것, 즉 저항 없이 ‘조용한 개혁’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 추진방식이 대통령의 구상과 다르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검찰·사법개혁 등의 속도 등에 대한 대통령실의 잇단 우려에도 여당은 ‘개혁 타이밍’을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일각의 주장도 여기서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감상황실 현판식에서 “이번 국감은 윤석열 내란 세력의 폭정과 실정을 심판하는 국정감사여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윤어게인’을 외치면서 내란의 끝을 부여잡고 반역사적 준동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그런 것을 들춰내고 다시금 각오와 결의를 다지는 국정감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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