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 줄었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
송옥주 민주당 의원 “소매유통 독과점 구조”
송옥주(사진) 의원은 “최근 농산물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급증했고 대형마트가 도매시장을 거치치 않고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크게 단축했다”면서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산지유통비용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데다 유통단계가 줄어들었지만 소매유통비용이 증가하고 농산물 값이 상승한 이유는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통단계 축소와 온라인 직거래 확대로 소비가 가격 인하 여지가 생겼지만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치솟고 있는 것은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이 일부 기업들에 의해 좌우되는 독과점 탓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지난해 말 쿠팡은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원을 돌파했고 신세계그룹은 35조6000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롯데쇼핑(14조원), 네이버쇼핑(10조7000억원), 카카오(7조9000억원), 홈플러스(6조4000억원) 등을 멀찌감치 제쳐놨다. 온오프라인 거대 기업이 매출액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식료품 물가 상승을 지적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도매유통물가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송 의원은 소매유통물가에 주목했다.
그는 “전체 유통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매단계 유통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정부의 농축산물 물가대책은 유통단계 축소와 온라인 직거래 확대에만 머물러 있다”며 “시장지배력 강화에 몰두해 온 온오프라인 유통대기업들에 의한 시장왜곡 현상을 견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2021~2025년까지 설·추석 명절 차례상 평균 비용을 보면 대형마트 33만454원으로 재래시장 26만1934원보다 21%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형마트의 명절 차례상 차림 물가가 재래시장보다 많게는 24%(9만5400원), 적게는 14%(3만207원) 더 높은 것은 유통단계나 온라인거래 때문이 아닌 ‘독과점 가격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