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전쟁터 법사위…조희대 이어 ‘이화영 술파티 의혹’ 충돌

2025-10-14 13:00:02 게재

조 대법원장 겨냥 질문·답변 거부 되풀이

합성사진·딥페이크 영상으로 정치 공세

14일 과방위·행안위·국방위 등 2차 충돌

여야가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 첫날 격돌했다. 법제사법위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공개 충돌했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딥페이크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 앞서 각각 내란청산-실정심판을 강조해 온 여야의 국감 구상의 단면으로 보인다. 14일에는 행안위의 행정안전부 국감,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 국방위의 드론작전사령부 국감 등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9면

계엄 당시 국무위원 내란공모 규탄 기자회견, 발언하는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에 대한 내란공모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국회는 14일 국감 이틀째 일정으로 법사위 등 14개 상임위에서 국감을 실시한다. 첫날인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답변 거부를 놓고 충돌했던 법사위는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화영 연어·술파티 의혹’ 등 지난 정부 검찰의 위법·부당 수사를 주장하는 여당과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의 야당 인사 수사 및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국민의힘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에서는 700여개 정부 전산시스템에 피해를 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의 책임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요 정보시스템 이중화 미비 등 지난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화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출연 등을 고리로 정부 실정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추석 연휴 직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법원 결정으로 석방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 ‘정치중립의무 위반’ 및 ‘위법수사’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국방위 국감도 관심사다. 드론작전사령부 등을 상대로 윤석열정부의 ‘평양 무인기 의혹’ 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고,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현 정부의 에너지·원전 정책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감 대책회의에서 “국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감은 정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책임의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가의 미래, 국민의 삶을 책임질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3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출석시킨 후 이석을 허가하지 않고 공격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어제(13일) 법사위 상황을 보면 대통령실의 경고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강경파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였나보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여당의 탈레반급 강경파들의 폭주를 통제할 힘이 전혀 없는 레임덕에 빠졌나”라고 비판했다.

국감 첫날 여야의 첨예한 대결 양상이 빚어지면서 현안과 무관한 정치공세가 등장하기도 했다. 법사위에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윤석열정부가 사법부 장악을 위해 친일 보수 네트워크가 추천한 조희대 교수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하며 합성 사진을 들어 보였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힌 합성사진을 들어보이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과기정통위 국감에서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배경훈 부총리와 이춘석(무소속) 전 법사위원장이 비밀 회동을 했다는 딥페이크 영상을 공개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실제 인물 특정은 부적절하다고 항의했다. 배 부총리도 사실로 오인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는데, 여야간 고성이 오갔다.

한편, 민주당은 14일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내란공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 2차 공판에서 비상계엄 당일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장소에 놓여있던 계엄 관련 문건을 챙겨 나오고 다른 국무위원과 이를 돌려보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CCTV 영상 속에서 윤석열과 한덕수, 이 내란 공범 방조자들이 서류를 주고받고 또 웃고 하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보여졌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비상계엄 내란 우두머리와 공범들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 만큼 이제 응당한 심판과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환 박소원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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