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쪽방촌 ‘선이주, 후개발’ 결실

2025-10-15 13:00:01 게재

중구 공공임대 ‘해든집’

142가구 입주·전입신고

“눈치 보지 않고 빨래도 샤워도 실컷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호텔로 이사온 것 같습니다.” 서울 중구가 ‘남대문 쪽방촌’에 적용한 ‘선(先)이주, 후(後)개발’ 정책이 결실을 맺었다. 중구는 142가구가 공공임대 ‘해든집’으로 이주했다고 15일 밝혔다.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세입자와 원주민 강제이주로 인한 갈등이 빈번하다. 양동구역 11·12지구 사업 과정에서도 중구는 당초 다른 지역에 거주시설을 확보해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대책을 세웠지만 동네에 남고 싶어 하는 주민들 반대에 부닥쳤다. 구는 서울시 사업시행자 전문가 등과 머리를 맞대고 선이주 모형으로 정비계획을 바꿨다. 기존 건물 철거 전에 임대주택을 마련하고 이주를 마친 뒤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지난 14일 해든집 입주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다. 사진 중구 제공

주민 소통에도 힘을 쏟았다. 실태조사와 면담, 이주대책 설명회, 물품 지원과 환경 관리 등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해든집 182세대를 갖춘 ‘해든센터’가 준공됐다. 기부채납 형식으로 건립된 연면적 8400여㎡ 규모 공공복합시설에는 공공임대와 함께 사회복지시설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난달 142가구가 입주하는 과정에서 ‘찾아가는 전입신고 서비스’를 운영했다. 회현동주민센터에서 고령자와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 전입신고를 도왔다. 구는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공동작업장과 자활사업장인 편의점을 운영하고 남대문 쪽방상담소와 경로당 등을 통해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살피고 재개발이 갈등 없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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