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못잡은 부동산…이재명정부는?

2025-10-15 13:00:06 게재

대책 전날 “폭탄 돌리기, 언젠가 터져” 강조

역대정부 실패 반복 … 정책효과 ‘예의주시’

15일 이재명정부가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의 민감도가 높은 만큼 대통령실과 정치권은 이번 대책의 효과와 민심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과 여론의 흐름은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정책간담회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디지털토크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날 오전 정부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6.27 대출규제 대책’ ‘9.7 공급 대책’에 이은 세 번째 부동산 정책 발표다. 이번 대책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대출규제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고강도 규제가 담겼다. 국무총리 산하에 부동산 감독 기구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1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해 ‘폭탄 돌리기’라고 표현하며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아마 1등일 것”이라면서 “(집값이) 과대평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게 ‘폭탄 돌리기’ 하는 것 아니냐.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30년’을 겪었던 일본을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부동산 투기라는 것을 통해 재산을 늘려보겠다는 건 이제 과거의 생각”이라며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투자 쪽으로 시중자금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도 거듭 했다. 그러면서 정보를 왜곡해 집값을 띄우려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근절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비정상적 가격이 형성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나라가 망하는 일인데 각오는 잘 갖고 계시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번 정부 대책의 실효성과 흐름은 향후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이 얼마나 안정될 수 있느냐에 따라 여론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풍선 효과나 실수요자 피해 등의 부작용이 부각될 경우 과거 문재인정부 등이 겪었던 정책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선 2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임기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도 문제다. 이 경우 정책의 실효성과 상관 없이 정치적으로는 역효과가 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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