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157달러 돌파…5일 연속 급등 ‘사상 최고치’

2026-03-18 13:00:05 게재

미국-이란 전쟁이후 121% 폭등 … 브렌트유보다 54달러 비싼 ‘기현상’

호르무즈해협 봉쇄 직격탄 … 원유 70% 중동 의존하는 한국 경제 ‘비상’

중동발 전쟁 충격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제유가 시장의 구조가 뒤흔들리고 있다.

◆2008년 기록 갈아치운 ‘공포의 두바이유’ =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7일 배럴당 157.66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 고점(140.70달러)을 넘어섰다. 특히 1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단기간에 폭등세를 보였다.

가격흐름을 보면 상승속도는 이례적이다. 두바이유는 2월 27일 71.24달러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있은 직후 3월 2일 80.79달러로 오른 뒤 6일 100.42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10일 115.20달러, 11일 119.55달러, 12일 134.40달러, 13일 145.51달러, 16일 153.24달러를 거쳐 17일 157.66달러까지 치솟았다.

2월 말 대비 상승률은 약 121.3%에 달하며, 최근 5거래일 동안 36.9% 급등했다.

국제원유 가격의 기준(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도 미국-이란 전쟁으로 급등했지만 두바이유와 비교하면 완만한 상승세다.

2월 27일 72.48달러에서 3월 17일 103.42달러로 올라 상승률은 약 42.7%였다. 이에 따라 두 유종 간 가격 차이는 급격히 확대됐다. 2월 말에는 브렌트유가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1.24달러 비쌌지만 3월 17일에는 오히려 두바이유가 54.24달러 높은 수준까지 벌어지며 가격 역전이 뚜렷해지며 구조자체가 뒤집혔다.

◆실물 공급망 ‘호르무즈 해협’의 인질극 = 이처럼 두 유종간 역전 현상은 과거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수요급증과 투기자금 유입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았던 2008년 상반기와 하반기(평균치)에는 각각 브렌트유가 두바이유보다 5.62달러, 3.83달러 비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상반기와 하반기에도 브렌트유가 두바이유보다 각각 2.87달러, 2.32달러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중동산 원유의 실물 공급 차질을 지목한다. 미국-이란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는데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산 원유 운송이 제한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북해산 원유를 기준으로 하는 브렌트유는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어 상승폭이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두바이유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정유사들이 실제로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어서 최근 상황은 단순한 가격상승을 넘어 실물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직접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시장을 반영하는 브렌트유보다 두바이유가 더 비싸지는 현상은 공급 충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 제조업 수출 경쟁력 급격 약화 = 이러한 국제유가의 구조변화는 한국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두바이유 상승이 곧바로 정유·석유화학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나프타·경유 등 기초·중간유분 가격이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석유화학 플라스틱, 화학소재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해운·물류 업계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연료비 상승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로 운임과 보험료까지 오를 경우 수출 중심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두바이유는 액화천연가스(LNG) 중장기계약 물량 가격에 연동되고, 현재 가격이 4~5개월 후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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