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2라운드’…대통령실 “발전적 흐름 이어갈 것”

2025-10-22 13:00:03 게재

‘우파’ 색채 일본 총리 취임

이재명 대통령 “만남 고대”

일본 신임 총리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취임하면서 한일관계가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기존에 과거사와 관련해 우파 색채를 짙게 보였다는 점에서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던 한일관계가 다시 악순환 흐름을 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일단 현재까지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첫날인 21일 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축하 인사를 한 데 이어 다카이치 총재도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하글에서 “한일 양국은 앞마당을 함께 쓰는 이웃으로서 정치, 안보, 경제, 사회문화와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새로운 한일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님과 함께 양국 간,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다가오는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님을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일본에 중요한 이웃이자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파트너”라며 “일한 관계의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간의 만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정부 간에 의사소통을 추진해 가고자 한다”면서 “일·미·한 3국은 북한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안보, 경제안보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관점에서도 확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러 결속이 강화되는 데 대응할 필요성은 물론 미국의 극심한 관세 압박 등 대외적 변수가 큰 만큼 한국과 굳이 갈등적 관계로 가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처럼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기존의 과거사 부정 행보가 언제 다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3번이나 만나며 친밀한 관계를 쌓았던 이시바 시게루 전임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그나마 전향적인 입장이었다면 다카이치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지속하며 기존 우파 정치인의 길을 따라왔다. 일본 시마네현이 정한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급 인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 바 있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 내) 여러 우려가 있는 듯하다”면서 “한국 김을 매우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도 쓰고 있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있다”고 친밀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일본 신내각 출범 이후 한일관계의 발전적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 선출에 맞춰 외교안보 라인 최고위직인 위성락 안보실장을 일본으로 파견하는 등 기존의 우호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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