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인왕산~북악산 연결
종로구 창의문 구간
김신조 사태로 단절
서울 종로구가 58년간 끊겨 있던 한양도성 창의문 구간을 연결한다. 종로구는 지난 1968년 김신조 사태로 단절된 구간을 잇기 위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청운동에 위치한 창의문은 조선 태조 5년인 1396년 도성 축조 당시 건립됐다. 삼청동에 있는 숙정문과 함께 경기도 고양과 양주 방면으로 향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됐지만 폐쇄와 재개방 단절 등 여러차례 굴곡이 이어졌다. 태종 16년인 1416년 풍수지리설로 인해 폐쇄되면서 통행이 금지됐다가 중종 1년인 1506년 다시 개방됐다. 하지만 1968년 김신조 사태 이후에는 청와대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요새화 사업 일환으로 창의문로를 개설하면서 다시 단절됐다.
현재 창의문은 한양도성 4소문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보물로 지정됐고 청와대 개방에 따라 한양도성을 찾는 탐방객들이 급증했지만 인왕산과 북악산을 연결하는 해당 구간은 여전히 단절돼 있다. 구는 “인왕산에서 내려온 주민과 탐방객들이 북악산을 가려면 100여m 가량을 우회해 인근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한양도성의 연속성을 회복하고 주민과 관광객 보행 편의를 높이기 위해 창의문 구간 복원을 결정했다.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걸 넘어 국가유산을 본래 모습대로 되살리고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목표다.
지난 2023년 서울시 타당성 심사를 거쳤고 설계 승인이 났다. 지난해 국가유산청에서 복원 작업을 최종 승인했다. 구는 인왕산과 북악산 연결에 따른 생태복원 효과, 광화문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 확보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한양도성 가치를 높이고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탐방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와 자연을 보전하고 후세에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