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현금투자 비중 놓고 줄다리기…“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냐”

2025-10-23 13:00:01 게재

연 250억달러 vs 150억달러 … APEC 계기 합의 전망도

러트닉 만난 김용범 실장 “남은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

조현 외교장관 “데드라인 잡지 않아 … 윈윈 패키지 만들 것”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2차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측이 치열하게 협상을 벌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고 나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러트닉 만나고 나오는 한국 측 협상단 한미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무역 합의를 최종 도출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뒤 나서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1차 방미 귀국 사흘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은 김 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한미 간 잔여 쟁점에 대해 “남은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논의를 더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2차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안보 협상이 일거에 해결되리라는 낙관적 전망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 타결 이후 2개월 넘에 진행해온 만큼 쟁점은 현금 투자 비중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연 250억달러를 요구하는 미국과 연 150억달러 이하를 제시한 한국 측이 이견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외환시장 여건을 고려해 분할 투자 자체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한다.

다만 대통령실에선 23일 “한미 관세 협상은 아직 진행중이며 금융 패키지의 구체적 운영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히기는 마찬가지다. 22일 진행해 23일 공개된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계기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의 합리성을 믿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가 합리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 2차 한미정상회담을 한다고 해서 그 시기를 데드라인으로 못박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23일 MBC 라디오와 인터뷰를 한 조 현 외교부 장관도 APEC 계기 관세 협상 합의 관련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상업적 합리성에 못 미치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협상을 할 수도 있다. 어느 시점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과 협상을 마친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이날 곧바로 애틀랜타로 이동해 이날 저녁 귀국할 예정이다. 이후 협상은 화상회의 등으로 이뤄지게 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래서 그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대방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