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 ‘장류’
근래 우리 한국 식품이 K-푸드로 세계인의 조명을 크게 받고 있다. 한식도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독창적인 풍미를 갖춘 우리 장류가 바탕을 마련하고 건강기능성이 뒷받침하고 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류 그 자체로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2024년 기준 114개국(관세청, 2024)에 8998만6000달러를 수출, 한국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장류 국내생산량은 2024년 61만1335톤에 판매액은 1조3893억8500만원이다. 전체적으로 매년 생산량, 판매액이 늘고 있다. 장류는 식품공전에 따르면 대분류 중 12번째로 등재돼 있고 이 분류 속에 한식메주 등 14개 식품유형이 포함돼 있다. 고추장 등 다른 장류의 분류는 비교적 단순하나 간장은 한식간장을 비롯해 5종류로 구분돼 있다. 근래 식품의 대분류에서 장류를 삭제하고 소스 분야로 통합하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업계의 적극적인 의견 표출과 정책 당국의 이해로 재검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기원전부터 전승되어온 장류는 우리 식탁에 들어온, 가장 오래된 전통발효식품이며 독창적인 조미료로써, 콩의 발상지인 한반도에서 이 곡물을 가장 잘 이용하는 민족이 됐다. 이런 역사성과,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우리 식생활을 생각할 때 장류는 전통과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재조명돼야 한다.
전통과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재조명돼야
장류는 크게 전통성을 중시하는 전통장류와 기업적 생산을 하는 개량식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특히 간장은 더 세분돼 한식간장 등 5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 산업구조를 보면 전체 매출액 중 90% 정도를 개량식 장류가 차지하고 나머지 10%가 전통장류 몫이다. 업체 수는 그 반대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한정된 국내•외 시장을 놓고 판매경쟁을 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의해 이상할 것은 없으나 우리 장류의 뿌리는 전통장류라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고 개량식도 전통 장류제조 방법을 개량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2024.12.3.)된 것도 전통장의 역사성, 독창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장류산업 전체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세계화 노력을 같이 해야 할 때이다. 여기에 전통과 개량을 나눠 각자의 목소리와 내 욕심을 앞세우기보다는 전체 한국 장류산업을 발전시켜야 내 분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전통 장류업계는 기술력이나 자금, 판매조직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다. 장류산업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 대기업이 우리 장류산업의 뿌리인 전통장류 산업의 육성 발전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앞선 기술을 공유하고 판매 지원을 통해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전통과 개량장류는 장류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생산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이 다름이 제품의 특성에도 나타나 전통식 제품은 차별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한식의 기본이며 건강기능성 식품인 장류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관련 산업육성에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관련 산업 육성에 정책적 배려 절실
기업에서도 전통과 개량식 제조업체간 상생하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전통장류업체는 물량이나 가격 경쟁보다 품질에서 명품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이른 시일 내에 장류산업진흥법을 입법해 우리 장류산업 전체가 크게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입법에서 전통과 개량, 양축을 고루 발전시킬 수 있는 균형감각을 갖고 접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