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누가 판을 흔드나 ③ 부산광역시장
‘해양수도’냐 ‘세계도시’냐…부산 미래 놓고 격돌
여론조사, 보수 결집·이탈 해석 갈려
통일교·엘시티 등 네거티브 공방전
부울경 통합 두고 권한·방식 대립
6.3 부산시장 선거가 단순 지방권력 교체를 넘어 부울경 체제 재편 방향을 가를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엑스포 유치 실패와 산업은행 이전 무산, 해양수산부·HMM 이전 등으로 부산 민심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선거는 향후 세계도시 부산과 부울경 통합 방향까지 가늠할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을 통해 3당합당 이후 뿌리 깊게 보수화된 부울경 정치지형을 뒤집는 기회로, 국민의힘은 대구·경북과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기반으로 본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흔들리는 위상 역시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다. 두 후보 모두 세계도시와 부울경 통합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수도권 집중화 속에 더 이상 밀려날 수 없다는 위기감과 부울경 재편 흐름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재수 후보는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 해운·물류 중심 재편 등을 통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재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이고, 박형준 후보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금융·관광 인프라 확대를 통해 세계도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도 VS 글로벌허브도시 = 전 후보는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기치로 시정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이제는 세계도시”를 앞세워 글로벌허브도시와 시정 연속성을 강조한다. 자연스럽게 이번 선거는 ‘해양수도론’과 ‘글로벌허브도시론’, ‘시정 교체론’과 ‘시정 연속론’의 충돌 구도로 형성되는 분위기다.
두 후보는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부울경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방식에서는 전혀 결이 다르다. 전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 복원을 통해 단계적 행정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박 후보는 완전한 자치권 보장이 우선되는 행정통합론을 주장한다. 부울경 통합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추진 순서와 권한 구조를 두고 차이를 드러내는 셈이다.
전 후보는 해수부장관직을 수행하며 해수부 부산 이전을 이끌어내고 해사법원과 동남투자공사 설립, HMM 이전의 주역이라는 점을 무기로 일 잘하는 시장론을 내세운다. 자신이 시장이 돼서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박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시정 경험,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단 없는 부산 발전’을 강조한다. 재임 5년간 도시지표와 고용지표 및 공약이행률 최고평가, 세계관광도시 경쟁력 상승 등을 내세우며 세계도시에 걸맞은 시정 연속성을 강조한다.
공약 경쟁도 본격화됐다. 두 후보 모두 청년과 AI, 부산 미래 성장전략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정 철학과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전 후보는 ‘민생 우선’과 ‘해양수도 부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취임 즉시 민생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1호 공약으로 발표했고, 해양수도 청년뉴딜을 통해 첫 경력 보장제와 청년 재탐색 보장제 등을 제시했다. 또 북극항로와 AI 산업, 해운·물류를 연결한 미래 성장 전략과 함께 북항 돔구장 추진, 동서부산 균형발전 등 도시 재편 구상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세계도시 부산’과 ‘중단 없는 부산 발전’을 앞세워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복합소득 청년 1억원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자산 형성을 강조했고 AI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구축, AI 일자리 5만개 창출 등 디지털 산업 전략도 잇따라 발표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공공보험과 반값 대환대출 등 생활밀착형 정책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는 차별화된 ‘청년·기업 중심 도시’ 전략을 내세운다. 특히 북항과 센텀, 기장을 연결하는 ‘K-콘텐츠 골든 트라이앵글’ 조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콘텐츠 산업과 AI·영상산업을 부산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수 결집인가, 이탈인가 = 실제 선거전에서는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과 정치 구도가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최근 TV토론회에서는 엘시티와 통일교 문제를 시작으로 양측이 서로의 성과와 공약, 도덕성 문제 등을 두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구걸’ ‘모욕’ ‘우롱’ 등의 표현까지 등장하며 공방 수위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구갑 보궐선거도 주요 변수다. 전 후보가 오랜 기간 지역 기반을 다져온 곳인데다 보수 분열 양상이 부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대로 보수층 위기감이 커질 경우 막판 결집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후보 측이 한동훈·박민식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도 부산시장 선거까지 연결되는 보수 결집 흐름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2%p까지 좁혀졌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17~19일. 802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전 후보가 14.5%p 앞선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17~18일) 조사에서는 격차가 5.6%p까지 좁혀졌다. 케이스탯리서치(17~19일)는 7%p, 메트릭스(16~17일)는 9%p 차이였다.
숨어있는 보수표와 중도층 표심이 아직 완전히 방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과 총선시기 여론조사에서도 편차가 컸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보수 결집 흐름 여부와 함께 중도층·무당층 이동이 막판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