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스타벅스 논란과 브랜드 가치
스타벅스는 가성비만을 파는 커피점이 아니다.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기본적인 논리만으로는 한때 ‘프리미엄’을 누렸던 시절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을 설명할 수 없다. 스타벅스는 가성비뿐 아니라 여러 무형의 가치를 함께 제공하는 ‘프리미엄’ 제품임을 표방했던 것이다.
미국도 1990년대 초 이전에는 커피문화가 조악했다. 집에서는 대기업에서 대량생산된 커피를 물에 타먹었고, 카페나 식당에서도 맛없는 묽은 커피를 한번에 내려 주전자로 부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의 카페문화를 수입하면서 세련되고 품격있는 가치까지 덧붙여 제품의 무형가치를 올렸다. 이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논란은 ‘프리미엄 가치’ 표방한 스타벅스에 치명적
그 가치는 1987년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 확대할 때부터 분명했다. 첫째, 직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 정직원들 뿐만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들에게도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당시로서 대단히 파격적인 조치였다.
둘째, 단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면서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 슐츠는 유럽과 이탈리아의 동네 카페는 마을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며 그 개인의 다양한 커피 취향도 직원들이 잘 알고 있는 곳이라는 점을 주목해 그 분위기를 소중히하겠다고 약속했다.
셋째, 커피 원두의 원가를 후려쳐서 원산지 생산자들을 착취하지 않겠다는 것. 이른바 ‘공정무역’을 자신들의 주요한 가치로 삼겠다는 약속이었다.
스타벅스가 글로벌 공룡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렇게 내세웠던 가치는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수록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중들의 시선도 날카로워졌다.
스타벅스는 유태인 자본이며 이스라엘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돈줄이라는 혐의에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탈세문제가 불거지면서 그 로열티 수수와 이전가격 조작 의혹까지 번졌다. 공정무역은커녕 가난한 커피 원산지 나라들에 가격을 후려치고 상표등록까지 방해한다는 비난이 나왔다. 직원 복지를 표방하지만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고 직원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혹사한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또 작은 커피점들은 물론 상권 전체가 잠식해 ‘젠트리피케이션’의 첨병이라는 딱지도 붙었다.
이러한 논란은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프리미엄’ 커피를 표방하고 나선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음식점 커피집 마트 등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몸과 마음을 맡길 수 있는 편안함과 신뢰성이 결정적이다. 이런 업종들은 가급적 최대한 논란이 없는 무중력 지대와 같은 성격을 띠는 것이 좋다. 오랜 세월 동안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논란에서 철저하게 무색무취의 입장을 견지해 온 맥도널드가 그 예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한국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그러지 않아도 초기에 표방한 가치가 계속 묽어지면서 ‘프리미엄’ 커피의 자리는 블루보틀 등에 내어주고 ‘편의점 커피’로 전락했다는 조롱을 받아온 스타벅스다. 그래서 스타벅스 또한 단순히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회사’의 위치를 회복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충성고객도 또 커뮤니티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한 차원에서 이를 지켜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5월 18일을 전후해 한국에서 터져 나온 이 사태를 스타벅스 본사가 어떻게 해결할지는 그래서 전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로이터 AFP AP BBC 가디언 알자지라 CNBC 등이 모두 이 사건을 보도했고 때로는 아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문제가 이제 우리 손을 떠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