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무정쟁 주간’ 도전…“논평서 국힘 뺀다”
맞대응 거부로 ‘확전’ 회피
국힘 “정치적 물타기” 평가
더불어민주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논평과 발언에서 ‘국민의힘’을 넣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의 비판적 목소리에 맞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발언이나 대변인 논평에서 ‘국민의힘’을 빼고 정쟁으로 갈 만한 발언을 모두 제외시키기로 했다”며 “APEC이 끝난 이후 무정쟁 주간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변인들의 논평을)통째로 킬(취소)시키는 경우도 있고 언어를 좀 순화할 수 있도록 손을 보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전날 민주당 논평엔 ‘국민의힘’이 빠졌고 ‘정책 논평’뿐이었다. 7개의 논평을 보면 APEC 극우시위, 3분기 경제성장률 1%대 회복, 계층 사다리 붕괴 복원, 한-아세안 등 외교 슈퍼위크, 코스피 5000시대, 뷔나그룹 한국투자 유치 환영,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등을 담은 내용이었다. 국민의힘의 외교 관련 비판을 주제로 삼기도 했지만 이를 ‘일부’로 언급하면서 해명에 집중했다.
지난 27일 정청래 대표의 무정쟁 주간 주문 이후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원내 지도부들의 공개 발언에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빠졌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당의 ‘APEC 무정쟁 주간’ 제안에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며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삶을 짓밟지만 않으면 (정쟁 중단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거대양당 중 한 쪽이 정책을 중심으로 논평과 발언을 내놓으면서 정쟁으로 확전되지 않는 모양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욕 먹을 때 반격하면 싸움이 되지만 온전히 듣기만 한다는 거, 욕도 일방적으로 먹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APEC이후에도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APEC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개혁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