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코스피에 여당 환호…이재명정부 주가 따라 ‘일희일비’하나

2025-10-30 13:00:01 게재

‘국정운영성과=코스피지수’ 연계해 반응

대통령지지도 ‘주가 상승’과 연동 가능성

“변동성· 외부변수 많아 평가지표 부적절”

“기대감 탓 상승 … 구조개혁 성과 필요”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이재명정부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환호하며 ‘주가상승’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정부 들어 코스피지수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5000포인트’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이 주가 상승을 ‘국정 운영 성과’로 홍보하면서 평가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 국정지지도의 긍정요인 중 ‘주가 상승’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성과 불확실성 해소 등 뚜렷한 산업 체질 개선 없이 ‘기대감’으로 상승한 측면이 크다는 측면에서 ‘국정운영 성과에 따라 주가가 오른다’는 당정 해석은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는 빠르게 오르면 숨을 고르거나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미 관세협상의 최종타결은 우리 경제를 굳건히 떠받치는 힘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 4000시대는 뉴노멀이 되고 코스피 5000시대를 향한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잘사는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한 한미 관세협상의 세부 후속 조치를 면밀히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수출 활로를 든든히 할 제도를 완비해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6월 4일 이 대통령 임기가 시작하기 직전(6월 2일)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2698.97포인트였다. 전일엔 4081.1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 대통령 집권 기간에 코스피는 1382.18포인트 올라 수익률은 무려 51.21%를 기록했다. 한미 통상협상이 이뤄진 다음달인 30일 오전 10시30분현재 50포인트이상 상승하며 4100선을 돌파,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상법 개정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 배당분리과세 등 세제 지원 기대감,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의지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등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당 모 의원은 “주가가 이렇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기대감 때문”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정부가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지배구조를 바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대한 신뢰가 쌓여간 결과”라고 했다. 이어“처음에는 갸우뚱했던 사람들도 민주당이 상법을 개정하는 등 하나하나 제도를 바꿔가니까 신뢰가 생기면서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주가상승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50%선을 단단히 떠받히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화면접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56%였고 이들이 긍정평가하는 이유를 예시 없이 주관식으로 물어보니 19%가 ‘경제와 민생’을 꼽았다. ‘주가 상승’이라고 답한 유권자도 3%에 달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주준에 ±3.1%p) ‘경제’를 지목한 설문 참여자 중에는 ‘주가’를 염두에 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변동에 따라 이 대통령 국정지지도 역시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모 핵심관계자는 “주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국정운영의 전면에 내세우면 곤란하다”면서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들 중 정부나 여당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 수두룩하므로 3.3.5 등 잠재성장률 3%, AI 3대강국, 국력 5강 목표와는 다르다”고 했다.

주가는 기업들의 실적과 대내외변수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각종 공약 실행인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구조조정 등에 성공한 결과로 주가가 오르도록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관세협상 타결로 대외 리스크가 크게 완화됐지만, 앞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수많은 민생 이슈들이 남아있다”며 “이제는 잠재성장률을 제고할 구조개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제도개선 등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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