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중국 공안, 보이스피싱 합동작전
한중정상회담 계기 업무협약
한국 경찰과 중국 공안이 보이스피싱, 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선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경찰청과 중국 공안부는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범죄 대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대표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양국은 각국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스캠(사기) 범죄단지 관련 정보와 증거의 수집·교환·분석 △범죄자 추적 및 검거를 위한 합동 작전과 공조 수사 △피해자 구조·보호·송환 △범죄자금 추적·동결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한중 공동대응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했다. 전담 부서를 지정해 합동작전 및 공동수사 등 실질적 공조 활동을 위한 상시 협력망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보이스피싱, 온라인 스캠, 취업 사기·감금 등은 국가를 초월한 글로벌 범죄”라며 “양국 경찰 당국은 이러한 스캠 범죄를 공동의 사회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캄보디아 사태’가 대표적인 초국가적 범죄다. 범죄단지는 캄보디아에 있지만, 총책은 주로 중국인이다. 이들은 중국을 비롯해 한국, 베트남, 태국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피싱 범죄를 저지른다. 국적이 다양한 조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자국민 대상 피싱에 가담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범죄단지에 납치·감금된 상태로 범행을 강요당한다.
경찰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안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인 범죄 피의자 검거 및 송환, 납치·감금 피해자 구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청은 “양국은 이번 MOU를 계기로 스캠 단지는 물론 초국가적 범죄 전반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청은 세부 공조방식과 부속서 체결 등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 공안부를 방문할 계획이다.
유 직무대행은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문자메시지 사기) 등 피싱 범죄 피해 건수는 2022년 2만2631건에서 지난해 3만319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월 기준 1만6765건에 이른다. 피해액은 같은 기간 5479억원에서 9525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8월 기준 피해액이 벌써 8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