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통로로 트럭 132m 질주…21명 사상

2025-11-14 13:00:04 게재

부천 제일시장에서 사고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경찰, 페달 오조작 추정

경기도 부천시 한 전통시장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트럭이 시장 안 통로로 돌진해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3일 부천 오정경찰서와 부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60대 상인 A씨가 몰던 1톤 트럭이 갑자기 속도를 내며 시장 내 통행로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1명과 중국 국적의 60대 여성 1명이 숨졌고 상인과 장을 보던 시민 등 19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A씨는 시장 상인으로 물건을 가게에 내려놓고 인근 주차장에 주차하려고 차를 빼는 과정에서 사고를 일으켰다.

박금천 부천소방서 현장지휘단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 트럭 운전자는) 처음에 28m 후진을 했다가 132m 직진을 하면서 사고를 냈다”면서 “운전자는 ‘급발진’을 말했는데 달리는 차량의 폐쇄회로(CC)TV를 봤지만 정확하게 확인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돌진 과정에서) 점포를 치면서 나가지는 않고 (시장 내) 길을 가면서 사람들을 치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사고 이후 경찰과 주변 상인들에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시장 내에 정차했던 트럭이 급가속하면서 매대와 시장 이용자들을 들이받는 모습을 확인했으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마약류 간이 시약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 기저질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 트럭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을 의뢰해 명확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은 곳곳에 남은 사고 흔적을 보고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상인은 “순식간에 차가 돌진해 정신이 없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믿기지 않고 아직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일시장은 500여m의 통행로 양옆으로 점포 15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김 지사는 “부상자 응급처치 등 병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부천시, 소방에서 챙기고 추가 인명피해 여부 등 이후 상황을 살펴달라”면서 “파손된 시설물 복구 지원 및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상인과 시민들의 심리안정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부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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