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참모가…순방마다 소란

2025-11-19 13:00:07 게재

정책실장, 운영위서 설전 “성과 가려” 낮은 행보 무색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발끈했다. 여당까지 나서 만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대통령 참모의 이례적 행동에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주목도를 위해 ‘로키 행보’를 보인 여권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국회 운영위에서 야당 의원이 갭투자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전세를 사는 자신의 딸까지 거론한 데 반발해 설전을 벌였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만류했지만 항변을 그치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설전을 주고 받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자식 이야기’까지 거론한 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아무리 정치판이라도 배우자나 자식에 대해서는 좀 절제된 표현을 해야 한다. 김은혜 의원이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야당 의원의 다분히 의도적 질의에서 시작된 논란인데 대통령 참모의 이례적 반발만 불거지는 셈이 됐다. 운영위원장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여기가 정책실장 화내는 곳이냐”고 질책하자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답했다.

이번 이 대통령 해외 순방을 앞두고 민주당은 대형 이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대통령 순방 때마다 여당발 이슈가 불거지면서 외교 성과마저 묻힌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다.

검사 징계나 사법 개혁 등을 놓고 여야간 대립각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사법과 관련한 이슈를 언급하지 않았다. 순방 시기 만큼은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을 때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조희대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 의결을 강행했다.

또 지난 10월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순방을 다녀왔을 때도 당에서 대통령 재판중지법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대통령의 순방을 지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재판중지법이 이슈로 부상하고 이 대통령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나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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