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소송 승소에 ‘생색내기’ 바쁜 여야

2025-11-19 13:00:17 게재

김민석 “새 정부 출범 후 거둔 쾌거”

한동훈 “트집잡던 민주당, 숟가락 얹기”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최종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 정치권은 이를 두고 ‘생색내기’ 바쁜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8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새 정부의 쾌거’라고 발표하자 지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배상금 취소소송을 지휘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숟가락 얹지 말라”고 직격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론스타 ISDS 승소에 대해 “그동안 법무부를 중심으로 정부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한 결과”라면서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강조했다.

브리핑에 참여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된 거 아니냐는 말씀도 하겠지만 저는 이게 어느 정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그는 “지난해 내란 이후에 대통령도 부재하고 법무부 장관도 부재한 상황에서 법무부의 국제법무국장을 비롯한 담당국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자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론스타 소송을 추진하자 민주당이 강력 반대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트집 잡으며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맹공했다.

지난 2012년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100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ISDS를 제기했다. 이에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2022년 8월 31일 한국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에 해당하는 2억16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4.6% 배상금’ 판정에 대해 론스타 측은 배상금액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는 판정부의 월권,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을 이유로 취소 소송을 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반대 속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취소 소송을 직접 지휘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민주당 관련자들은 론스타 취소소송에 대해 ‘한동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비아냥댔다”면서 “‘희망고문’이고 ‘역사와 국민 앞에 죄인’될 거라 악담했다. 저를 상대로 소송지면 당신이 이자를 대신 낼 거냐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 때리기에 전념하던 김민석 총리가 뜬금없이 직접 브리핑했던데, 속보이게 숟가락 얹지 말고 대표로 사과하라”면서 “그리고 악의적으로 론스타 취소소송을 승산 없다며 공격하고 깎아내리던 송기호 씨가 현재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라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도 이재명정부의 ‘생색내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19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오늘 대한민국은 4000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했어야 한다”면서 “이제 와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정부가 잘했다’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기여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소송을 방해하며 국민을 호도했다”면서 “소송을 비난하고 가능성을 부정한 잘못부터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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