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만명에 '일 경험' 제공한다
서울시 청년정책 방향 전환
구직자 위주에서 대상 개편
서울시 청년정책이 구직자 위주에서 재학생 중심으로 전면 재편된다.
19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청년정책 핵심축을 기존 취업 준비·훈련 중심에서 재학 중 일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제3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첫 단계인 서울 영커리어스를 18일 발표했다. 대학생에게 1만개의 일 경험을 제공하는 신규 사업이다.
시가 청년정책 방향을 전환한 이유는 기업과 구직 청년 간 수요·공급 불일치 때문이다. 기업은 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를 원하지만 청년들은 졸업 시점에도 실무 경력이 거의 없어 취업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 청년의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1.5개월로 OECD 평균(6개월)의 두배에 달한다. 청년 기초생활수급자는 최근 10년 사이 59%가 증가했다. 취업 지연이 청년 세대의 자립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누적 2895만명의 청년을 지원했지만 청년층의 사회 진입 지연과 생계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시 청년정책 관계자는 “단순 교육이나 상담 위주 지원만으로는 청년층의 구조적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존 복지형 모델에서 성장지원형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미취업 청년 대상 지원에서 벗어나 대학 재학 단계에서 미리 취업에 필요한 준비와 역량을 갖추도록 설계했다.
캠프(1단계)에서는 AI 역량검사와 멘토링을 통해 개인별 진로·직무를 설정하고 챌린지(2단계)에서는 관심 기업을 직접 선택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단순 교육이 아니라 실제 기업 과제를 해결해 이른바 ‘스펙’을 쌓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인턴십Ⅰ·Ⅱ 단계에서는 대규모 직무 투입이 이뤄진다. 시는 3500개 기업과 13개 공공기관을 확보해 학기 중 인턴십(현장실습학기제·최대 18학점 인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이른바 알바형 경험 제공과 달리 각자 전공에 기반해 실제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시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스펙보다 한번이라도 제대로 일해본 경험”이라며 “1만명 일 경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실전형 청넌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