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 소개된 일본 문학 거장 ‘소세키’의 시 세계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오석륜 지음/푸른길/1만4000원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표지
두들겨 맞고/낮 모기 토해내는/목탁이로세(叩かれて昼の蚊を吐く木魚哉)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작품이다. 오석륜 시인은 “소세키는 스님이 목탁을 치면 목탁 속에 숨어 있던 모기가 도망갈 것을 상상했다”며 “그것은 곧 목탁을 통한 번뇌로부터의 탈출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는 소세키의 하이쿠 작품을 집중 조명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한 책이다. 일본에서 나온 하이쿠는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5-7-5, 열일곱 자로 구성된 짧은 시 형식을 갖고 있다.
저자인 오 시인은 이 책에 소세키가 창작한 하이쿠와 그의 시적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해석한 내용을 담아놨다. 일본 근현대 시를 전공한 저자는 2600수에 달하는 소세키의 하이쿠 중 133편을 엄선해 그의 시가 품고 있는 인생과 계절, 우주의 질서를 다정다감하게 전달했다. 소세키만의 독특한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일본 근대문학의 새로운 측면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도 곁들여졌다. 원문과 함께 실린 충실한 해설은 소세키의 문학 세계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조력자다.
저자는 “소세키의 하이쿠는 단순한 시 형식을 넘어 그의 인생과 당시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담아낸다”며 “그의 하이쿠가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순간, 커다란 울림과 함께 행복이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에서 “나의 후기 시에는 하이쿠의 영향을 받아 쓴 시가 많다”며 독자들이 좋아하는 ‘풀꽃’ 시도 그 가운데 한 편이라 할 수 있다”고 끌어당겼다.
저자는 시인이면서 번역가다. 현대인재개발원 주임교수를 거쳐 인덕대학교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연구재단·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심사위원·추천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주요 시집과 산문집에는 ‘그리움은 바람의 성질을 갖고 있다’, ‘종달새 대화 듣기’, ‘사선은 둥근 생각을 품고 있다’, ‘파문의 그늘’, ‘진심의 꽃-돌아보니 가난도 아름다운 동행이었네’가 있다. 주요 연구서와 번역서에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 ‘일본 시인, ‘한국’을 노래하다’, ‘미요시 다쓰지三好達治 시를 읽는다’, ‘일본어 번역 실무 연습’, ‘시사일본어’(공저), ‘미디어 문화와 상호 이미지 형성’(일본어판, 공저), ‘일본 하이쿠 선집’, ‘풀베개’, ‘철 늦은 국화’, ‘한국 사람 다치하라 세이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