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청년세대 도박중독 심각
경찰 단속 피의자 5196명 중 60% 육박 … 내년, 해외 거점 조직 검거 집중
청소년과 청년세대의 사이버도박 중독 폐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진행한 경찰 특별단속에서도 피의자 10명 중 6명가량이 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실시해 5196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314명을 구속했고, 도박 수익금 1235억원을 환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검거 인원은 0.6%, 구속 인원은 7.9% 증가했다.
국수본에 따르면 피의자 중 10대가 417명(7.0%)이었으며 20대는 1514명(25.3%) 30대는 1489명(24.9%)으로 전체의 57.2%를 차지했다. 이 외에 40대 1366명(22.8%) 50대 800명(13.4%) 60대 이상 306명(1.7%) 등이었다.
단속된 도박 유형별로는 카지노가 27.2%(1016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스포츠토토가 16.6%(621건) 경마·경륜·경정 8.6%(320건) 등 순이었다.
스포츠토토 등은 주로 20·30대가 다수를 차지했고, 게임 기반의 카지노 유형은 20~40대가 고르게 분포했다. 또 오프라인 경기로 유입된 경마·경륜·경정은 40대 이상이 다수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폐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안이 경미해 경찰서에 설치된 선도심사위원회에 회부한 사례 등 입건되지 않은 청소년 도박행위자도 7153명 적발했다.
경찰은 범행 정도를 감안해 훈방·즉결심판 청구·송치 등을 결정하고, 당사자나 학부모 동의를 받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 상담기관에도 연결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이버범죄 예방강사’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예방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및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과 협업해 청소년을 비롯한 도박행위자를 대상으로 예방·치유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으로 연계하는 등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일 예정이다.
경찰청은 내년 10월까지 1년간 특별단속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해외 거점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 등 운영자 검거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은 운영자 및 조직원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극 적용해 철저하게 추적하고 국외도피사범에 대한 검거·송환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대규모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조직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지난 9월에는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필리핀을 근거로 스포츠토토·카지노 등 도박판을 제공한 불법 사이트 운영 조직원 2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014년부터 10년 넘게 5조9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필리핀과 국내에서 266개의 카지노, 도박사이트를 제작해 분양하는 등 5조3000억원 규모의 도박판을 운영한 조직 14명을 검거했다.
충남경찰청은 캄보디아·중국·필리핀·베트남 등 4개국 사무실 기반 5300억원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97명을 검거했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청소년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조직적·초국경 범죄로 진화하는 만큼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