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효율 태양광·AI 전력망…정부, 에너지 ‘초혁신’ 시동

2025-11-26 13:00:02 게재

2028년까지 태양광 탠덤셀 상용화 목표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2030년까지 준공

정부가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중 에너지 분야 핵심과제를 묶어 내년도 예산과 세부 로드맵을 공개했다. 태양광을 비롯해 지능형 전력망, 해상풍력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구조를 새로 짜겠다는 구상이다. 초고효율 탠덤셀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통합·관리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 설치에 1200억원을 투입하고, 차세대 태양광 탠덤셀에도 34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이 반영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성장전략TF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과제별 예산 목표도 공개 = 이번 계획은 지난 8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기후·에너지·미래대응 체계 추진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차세대 태양광,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초대형 해상풍력, 고전압직류송전(HVDC), 그린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6대 프로젝트의 구체적 로드맵이 담겼다.

구 부총리는 “향후 5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초혁신 프로젝트에 기술개발·인력양성·금융지원·규제개선 등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태양광 분야에서 ‘초고효율 탠덤셀’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텐던셈은 실리콘 등 서로 다른 광흡수층을 결합해 태양광 파장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초고효율 태양광 탠덤셀·모듈 핵심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2030년에는 셀 35%, 모듈 28%까지 효율을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총 336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대형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하고, 인력양성과 표준·인증체계 구축 등도 지원한다.

정부는 “기존 태양전지 분야는 특정국 독점과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 열위로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을 통한 생태계 재편이 필요하다”며 “초고효율 탠덤셀 등 차세대 태양전지, 건물일체형태양광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조기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를 소개했지만 각 과제별 예산·수치 목표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안 기준으로 과제별 실집행 계획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AI 에너지 고속도로 재구축 = 재생에너지 급증에 따른 계통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도 본격화한다. 차세대 전력망이란 재생에너지, ESS 등 다양한 분산 자원을 AI 기술로 제어해 전력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전남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85개 선로에 약 340MW 규모의 ESS를 설치하고, 농공단지·대학·군부대·공항 등 다양한 입지에 대한 마이크로그리드(MG) 실증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배전망 ESS 설치에 1176억원 △산단·캠퍼스·군부대 등을 대상으로 하는 MG 실증에 702억원 △에너지공대 기반 ‘K-그리드 인재·창업 밸리’ 조성에 195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서해안 중심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초대형 20MW+급 터빈과 부유식 시스템 국산화가 핵심이다. 풍력 기술개발 사업에 698억원, 핵심부품 R&D에 331억원, 부유식 시스템 개발에 77억원, 수직축 해상풍력 실증에 38억원이 반영됐다.

전력망 운영의 기반이 되는 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는 변환용 변압기 개발 120억원, 2GW급 밸브·제어기 개발에 15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새만금–서화성 구간 실증을 위한 SPC 설립도 내년 안에 완료할 방침이다.

◆“추진상황 장관회의서 점검” =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에는 총 318억원의 수전해 R&D가 편성됐다. 대면적 전극·분리막 개발(51억원), PEM·알칼라인 시스템 개발(175억원), 해외플랜트 설계기술(30억원) 등이 포함된다. 제주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그린수소 10.9MW 실증은 내년에도 계속 진행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경수형(i-SMR)과 비경수형 기술개발을 병행한다. 경수형 기술개발에 기후부 267억원, 과기정통부 374억원, SMR 혁신제조 국산화 81억원, 비경수형 3대 노형 개발에는 213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제작지원센터 구축·규제 기반 기술개발·전문인력 양성 등에도 3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투입된다.

정부는 “프로젝트별 세부 실행 계획을 지속해 업데이트하고, 2027년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며 “부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는 향후 수십년간의 성장궤도를 결정할 전환점에 있다”며 “관세협상에 따른 대미투자를 글로벌 밸류체인을 적극적으로 선도하고 우리가 세계를 주도하는 전략적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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