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 ‘새-로(路) 프로젝트’

2025-11-26 13:00:03 게재

지난 2023년 4월 성남시 소재 보도 구조물이 갑작스럽게 붕괴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평범한 출근길에 벌어진 이 사고는 노후 인프라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현실적 위협임을 국민에게 다시금 강하게 각인시켰다. 해외 선진국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I5 교량, 캐나다 알링턴(Arlington)교 역시 붕괴 되거나 안전 문제로 폐쇄되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건설된 고속도로는 2030년을 전후해 본격적인 노후화에 접어든다. 2025년 기준 전체 고속도로의 약 11%가 공용연수 30년을 초과했고 2040년에는 그 비율이 62%로 6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량, 터널 등 주요 구조물 노후화가 심각해져 노후화된 구조물 현황은 2025년 1438개소에서 2040년에는 7900개소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향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유지보수 방식은 고속도로 일부를 교통차단하고 작업함으로써 시간 부족으로 인한 품질 저하와 보수 효율도 떨어진다. 게다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들로 인해 작업장의 사고 위험도 늘 노출되어 있다.

2040년 노후화 구조물 7900개소 이를 듯

한국도로공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노후 고속도로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인 ‘새-로(路)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노후 포장 및 구조물을 구간 단위(JCT~JCT 혹은 IC~IC)로 전면 차단한 후 통행 차량을 우회시킨 뒤 단기간에 집중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다. 이는 임시방편의 단순한 보수가 아니라 시설물의 근원적 예방적 보수로 고속도로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며 품질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로 2023년 6월 국내 최초로 중부고속도로 남이JCT~오창JCT 구간(18km)에 전면 차단 공법을 적용했는데 그 효과는 놀라웠다. 부분 차단 공사 시행 시 72일이 예상됐던 공사 기간은 단 5일로 줄어들었고 그에 따른 교통 혼잡 감소를 통한 시간 편익 역시 약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낙후도가 심각했던 해당 구간 고속도로가 새로운 고속도로 수준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도로공사는 호남지선(논산~서대전) 노후 교량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설계 중에 있다. 아울러 ‘새-로(路) 프로젝트’를 통해 절감된 공사 비용과 발생한 편익은 전면 차단으로 불편을 겪은 해당 지역 사회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쓰이도록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통행료는 2015년 이후 10년째 동결된 상태이다. 2024년 기준 통행료 수입은 원가의 79.7%에 불과하며 이로 인한 한국도로공사의 부채는 41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향후 대규모 리모델링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지원 또는 통행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 앞서 노후화를 겪은 미국과 일본은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른 뒤에야 유지보수 투자를 확대하였듯이 지금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사회적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미래 세대 위한 국가적 인프라 투자 산업

노후 고속도로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교통안전을 지키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선도하는 국가적 과업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속 가능한 고속도로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건태 한국도로공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