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내·외 투쟁 ‘동력 안 붙네’

2025-11-26 13:00:04 게재

23일부터 장외집회 진행

법안 필리버스터도 검토

당 내부서도 소극적 반응

국민의힘이 여당에 맞서 국회 안팎을 오가며 전방위 투쟁을 전개·예고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좀처럼 동력이 붙지 않고 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의혹’을 지렛대 삼아 장외집회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심산이지만 내부에서조차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전국을 돌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개최하며 장외 투쟁을 진행 중이다. 23일 부산·울산, 24일 경남 창원, 25일 경북 구미에 이어 26일에는 충남 천안에서 ‘이재명 정권을 향한 민생 레드카드’라는 표어를 내걸고 지방 순회 여론전을 이어간다.

전날 경북 구미 집회에서 장동혁 대표는 대장동 사건의 검찰 항소 포기 외압 의혹과 관련해 “오늘 방문한 한화시스템 구미 공장은 짓는 데 2800억원,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선 건설에 5000억원이 든다고 한다”며 “이 7800억원을 범죄자 뱃속에 그대로 집어넣어 줬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대여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다. 자당 의원들조차도 집회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심기 보전용’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원들도 자기 지역구 위주로 집회에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월 장외투쟁을 벌였으나 지지율 상승 등의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중도층을 포용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장내 투쟁의 핵심 수단으로 거론되는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부정적 기류가 읽힌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국정조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비쟁점 법안 전체에 대한 필리버스터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5일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필리버스터 문제는 양당이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양보가 없는 상태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강경 노선이 소모적인 투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수십개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강행했을 때 그 다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뭐가 있을지를 고민하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의힘의 대여 투쟁에 동력이 붙지 않는 이유는 대안 정당으로서의 비전 부재에 있다는 얘기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건 먹고사는 문제, 취업 문제나 부동산 문제, 노후 문제 같은 것이지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이 이념 전쟁을 할 게 아니라 정책적 이슈를 가지고 정부 여당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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