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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고 싶다

2025-11-26 15:35:23 게재

이동애 이동희 지음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 이동애 이동희 지음

생텍쥐페리는 ‘모든 어른은 한때 어린이였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는 어른은 많지 않다’고 했다. 이 문구를 조금 변용해, ‘모든 직장인은 한때 취업을 원했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는 직장인은 없다’고 하면 과언일까.

회사 합격 소식을 손꼽아 기다렸던 취준생들은 시간이 흘러 회사 생활에 치이면서 언제부턴가 출근길에서부터 ‘집에 가고 싶다’를 되뇐다. 올챙이 시절의 간절함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나 ‘배부른 소리’를 하게 된 걸까.

이 책을 쓴 쌍둥이 언론인 자매도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날 ‘집에 가고 싶다’는 감정을 맞닥뜨렸다. 한명은 PD로, 한명은 기자로 같은 직장 MBC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경로에서 바쁘게 일하며 성과도 쌓았고 성장도 했지만 결국엔 ‘집에 가고 싶어진’ 자신을 마주해야 했다.

‘주당 100시간은 일해야 한다’는 일론 머스크에게 한때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는 저자 이동희 PD는 어느 날 사무실에서 알 수 없는 피로감과 불안감이 들며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다른 저자 이동애 기자는 팀장으로 참석한 편집회의에서 아이템 채택을 못 받고 빈손으로 나온 날 아예 진짜 집으로 도망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던 쌍둥이 자매는 서로가 느꼈던 ‘강력한 귀소본능’을 공유하며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탐구하기로 했다. 이 책은 그 마음에 대한 탐구 보고서이자 처방전이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어진 누군가를 위해 그 생각은 결코 나약하거나 현실 도피적인 생각이 아니며 ‘자아를 지키기 위한 은밀한 저항’이라고 말해준다. 오히려 그 생각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꿈꾸는 외침’이라고 토닥여준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하루, 하루에 한 시간쯤은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를 살펴보는 그런 ‘오두막’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건넨다. 30년 사회생활 바이브가 느껴지는 쌍둥이 자매의 경험과 그 속에서 우러나온 현실적인 조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그곳이 내 집’이라는 경지에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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