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거주 청년, 취업 더 어려워졌다
수도권보다 구직기간 3개월 더 길어 … 졸업 후 즉시 취업은 10명중 1명뿐
고용 한파 속 거주 지역이 취업준비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에 거주할수록 취업에 드는 기간이 수도권보다 3개월 정도 더 길다는 것이다. 또 평균 취업소요기간은 10년 사이 4개월 더 늘었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하는 청년은 10명 중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에 실린 ‘청년패널로 본 청년층의 첫 직장 특성 변화’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거주 청년의 취업소요기간은 21.2개월인데 반해 비수도권 거주 청년은 24.6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모두 평균 18개월 수준의 취업소요기간을 보였는데, 10년 사이 수도권은 2~3개월 길어지는데 그쳤지만, 비수도권은 6개월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우리나라 청년층을 매년 추적조사하는 청년패널조사를 토대로 청년패널 2007(2004~2013년)과 2021(2014~2023년)의 10년간 취업 시점을 비교한 결과다.
전체 분석표본 기준으로 평균 취업소요기간은 과거 18.7개월에서 최근 22.7개월로 늘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청년층의 첫 직장 취업으로의 이행 과정과 환경이 최근 들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한 청년은 빠르게 감소했다. 과거에는 5명 중 1명 정도(17.9%)가 학교 졸업 후에 곧장 취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명 중 1명만(10.4%) 바로 직장에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에만 4년 넘게 걸리는 비율도 과거 13.9%에서 최근 15.9%로 늘었다. 성별로 보면 최근 취업에 걸리는 기간이 남성은 27.1개월인 반면, 여성은 18.8개월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학교 졸업 시점과 첫 직장 취업 시점 사이에 군복무 경험이 있는 남성 고졸 학력층이 일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졸 이상 청년의 최근 평균 취업소요기간은 11.7개월, 전문대졸 청년은 13.9개월, 고졸 이하 청년은 33.6개월이었다. 다만 과거 고졸 이하 청년의 취업준비 기간이 48개월이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기간이 다소 줄었다.
첫 직장으로 대기업에 취업한 비율은 줄고 영세소기업 취업은 증가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에 취업한 비율은 34.9%에서 20.0%로 급감했다.
학력별 기업체 규모 분포에서는 모든 학력층에서 대기업 취업 비율이 감소하고 30인 미만 영세소기업 취업비율은 다소 증가했다. 특히 고졸이하 청년층에서는 영세소기업 취업비율이 50.9%에서 72.0%로 21.1%p나 증가했다.
첫 직장의 종사상 지위로 보면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늘었다. 실제로 상용직 비율은 과거 73.3%에서 최근 61.2%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임시직은 24.9%에서 34.7%로 급증했다. 일용직은 1.9%에서 4.1%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과거와 비교해 취업소요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졸업한 청년층 중 상당수는 본인이 희망하는 일자리 수준이 아니어도 경력을 쌓는 등의 목적으로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노동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휴학 졸업유예 등 졸업시기를 늦추는 선택으로 인해 대학 재학 중 임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일시적으로 취업한 청년층이 늘어난 원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청년층 첫 직장의 직업별 분포의 변화를 보면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영업·판매·운전·운송직 비중이 증가했다. 반면 경영·사무·금융·보험직, 교육·법률·사회복지·경찰·소방직·군인, 연구직 및 공학 기술직, 설치 정비 생산직의 순으로 비중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과거에 비해 청년층 일부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직종으로 첫 일자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휴학 또는 졸업유예 상태인 청년층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