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로 웃은 한동훈, ‘노웅래 무죄’에 머쓱?

2025-11-28 13:00:01 게재

법무장관 시절 사건 결과 따라 ‘희비’

범여권 “사과하라” … 한 “적반하장”

론스타 사건 승소로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무죄 선고로 군색한 처지가 됐다. 범여권에서는 ‘정치검찰’ 행태를 보였던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로서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지휘했던 사건의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항소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낀 한 전 대표는 ‘세관 마약 외압’ 사건을 거론하며 시선 돌리기를 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여당은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당시 국회에서 노 전 의원 체포동의안을 설명을 하며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녹음돼 있다”고 한 발언을 도마에 올리며 공세를 폈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노웅래 의원을 두 번 죽였고 민주당을 조롱했고 국회를 능멸한 한동훈 장관이 사과해야 된다 그리고 책임져야 된다”면서 “무슨 사건만 있으면 내가 과거에 이렇게 해서 잘 된 거고 자기 치적에는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여서 얘기하시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박 전 의원은 “법원의 판결 내용을 보면 위법한 수사 과정이었다, 별건 수사를 했다, 증거를 수집하는 절차도 매우 위법했다 이렇게 얘기를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한동훈 장관은 전혀 문제없다고 그랬다.

본인이 수사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정치 검찰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 문제없고 자기 마음대로 국회에서 그렇게 선전 선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26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설명할 때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의 주범인 양 몰았고,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설명할 때는 생생한 묘사까지 하면서 체포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정치검사’의 DNA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럴 리 없겠지만 한동훈은 이재명, 노웅래 두 분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웅래 전 의원 등에 대한 1심 판결은 돈을 주고받은 ‘실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받는 녹음파일 등의 증거수집 ‘절차‘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항소심에서 바로잡힐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민주당, 조국 등이 이제 와서 마치 돈 주고받은 실체가 없는 것처럼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적반하장이라니? 어이상실”이라면서 “1심 판결이 아니라 검찰 수사 내용만 가지고도 많은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던 분이 이제 와서는 항소심을 기다려 보자니. 한동훈답지 않고 비겁한 태도”라고 직격했다.

이날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백해룡의 마약카르텔 수사타깃이 한동훈에서 이재명으로 옮겨갔다 한다”는 글을 게시, 또다른 이슈로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시선을 전환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자기 공범 이화영을 수사한 검사를 수사, 감찰하라고 막나가고 있는 이 대통령은 자기편 수사하는 거 눈뜨고 못 보는 사람”이라면서 “이재명 대통령, 이제 늘 하듯이 강유정 대변인 시켜서 이재명정부가 문제라는 백해룡을 수사, 감찰하라는 지시해야죠”라고 썼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내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사업을 했다고 발언한 바 있는 백해룡 경정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합류했으나 수사 범위 등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