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너도나도 지방선거행…최고위 무너질라

2025-11-28 13:00:02 게재

‘여당 우세’ 전망에 수도권 광역단체장 등 출마자 늘어

현역 최고위원 일부 사퇴 가능성 … 비대위 체제 거론도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여권 인사들이 늘고 있다. 중진의원들 중심이던 광역단체장 선거에 재선급 의원까지 도전하는 양상이다. 정권교체 후 치러지는 첫 지방선거여서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영향이다. 특히 여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의 출마가 점쳐지면서 비대위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2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박홍근·서영교(4선) 박주민·전현희(3선) 김영배(재선) 의원과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이 지난 26일 민주당에선 처음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살피는 서울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가 국민 속에 든든히 뿌리내리게 하는 결정적 분수령이고 그 중심엔 서울시장 선거가 있다”면서 “새로운 서울을 위한 ‘체인지 메이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외에도 다른 현역의원들도 조만간 민주당 경선 참여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여당 현역 의원들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도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김병주·한준호·이언주·강득구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 26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을 가까운 시일에 사퇴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 전략지역 중 하나로 꼽는 인천시장 선거에도 출마자들이 밀리는 형국이다. 재선의 정일영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3선의 김교흥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여기에 박찬대·맹성규·유동규 의원과 재선의 허종식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비수도권도 현역의원들의 출마가 점쳐진다. 충남은 문진석·박수현·황명선 의원이, 대전시장 선거에는 재선의 장철민 의원이, 전북은 안호영·이원택 의원, 전남은 서삼석·신정훈·주철현 의원이 경선 참여를 선언했거나 고려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는 김한규·문대림·위성곤 등 지역구 현역의원 전체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3~4선은 물론 재선 의원들까지 광역단체장 출마를 검토하는 배경엔 내년 지방선거가 여당에 유리하게 치러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과 함께 내란심판 구도가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1월 18~20일. 1000명. 가상번호.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2.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의 다수 당선을 바라는 응답이 42%로 야당 후보 당선(35%)보다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도층에서는 ‘여당 후보’(44%) 응답이 ‘야당 후보’(30%)를 앞섰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10월 팽팽했던 중도층이 11월에는 여당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의원, 특히 민주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들의 출마자가 늘어나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민주당의 최고위원은 당헌에 따라 선거 6개월 전인 12월 3일까지 당직을 내려놔야 한다. 민주당 최고위원 9명 가운데 5명 이상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민주당 최고위원 가운데 전현희 김병주 한준호 이언주 황명선 서삼석 최고위원 등 6명이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로 분류된다. 현 최고위원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로 이들이 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보궐선거를 통해 최고위원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

물론 민주당은 현 지도부 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퇴 의사가 있는 최고위원은 5명 미만이다. 비대위로 전환한다거나 이런 문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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