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가압류 ‘첫 관문’ 넘었다
법원, 정영학 300억원 사실상 인용
천화동인 5호 ‘담보제공명령’ 내려
시 “나머지 가압류 모두 인용돼야”
경기 성남시(시장 신상진)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일당 중 한명인 정영학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천화동인 5호’ 명의 예금채권 300억원에 대해 신청한 채권가압류 사건과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담보제공명령’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담보제공명령은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가 지난 1일 남욱·김만배·정영학·유동규 등 대장동 일당을 상대로 제기한 13건, 총 5673억원 규모의 가압류·가처분 신청 가운데 법원 판단이 내려진 첫 사례다.
이는 정영학측 재산 가운데 ‘천화동인 5호’ 명의 은행 예금 300억원을 동결하기 위한 절차로, 법원은 공사측에 120억원을 공탁할 것을 주문했다.
시는 “법원이 채권자에게 담보 제공을 명했다는 것은 가압류 신청을 정당하다고 보고 재산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담보 제공만 이행되면 곧바로 가압류 결정을 내리겠다는 실질적인 인용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보제공명령은 가압류·가처분으로 생길 수 있는 채무자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법원이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령하는 제도다.
공사는 신속히 담보를 제공하고 가압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사가 담보를 제공하면 법원은 최종적으로 ‘가압류 인용 결정’을 내리게 돼 천화동인 5호의 계좌 300억원은 전면 동결된다. 정영학측은 해당 자금 인출이나 양도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시는 이번 결정이 현재 심리 중인 김만배(4200억원), 남 욱(820억원) 등에 대한 나머지 12건의 가압류 신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동일한 원인 사실(대장동 개발 비리)에 기인한 가압류 신청인 만큼 이번 법원 판단이 다른 사건 재판부에도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될 것”이라며 “나머지 5300억여원 규모의 자산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동결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