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보도에 발끈한 기재부 “대외건전성 양호”
자세한 외환 관련 통계수치 공개하며 적극 해명
“순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단기외채건전성 양호”
정부는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하며, 외환위기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를 상회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 외채 건전성도 양호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최근 조선일보가 “대외건전성 악화로 제3차 외환위기가 우려된다”는 취지로 보도하자 외환 관련 통계수치를 제공하며 반박했다.
기재부 설명에 따르면 외채 등에 대한 국내은행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Liquidity Coverage Ratio)은 올 3분기말 기준 160.4%로 규제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는 등 대외건전성이나 외화유동성은 견조한 상황이란 것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2023년 8103억달러 △2024년 1조120억달러 △올 1분기 1조840억달러 △2분기 1조304억달러 △3분기 1조562억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자산에서 대외채무를 뺀 금융자산을 말한다. 또 3분기 현재 총외채에서 단기외채 비중(22.7%)은 최근 3년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고 기재부는 강조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40.7%) 또한 최근 3년 고점(2022년 2분기, 42.3%)을 하회했다.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CDS(Credit Default Swap·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도 지난 6월 새정부 출범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추이를 보면 △올 1월1일 37.4bp △4월7일 47.3bp △6월4일 28.3bp △8월1일 23.8bp △10월1일 24.5bp △12월1일 23.2bp를 기록, 안정적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와 국제통화기금(IMF)도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을 이유로 우리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11월말 기준 우리 외환보유액은 4307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한국은행은 IMF 기준에 따라 유동성이 높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외환보유액으로 포함하고 있다. IMF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통계 공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유동성이 있거나 높은 시장성 보유, 외환당국의 통제가능성,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 등 기준을 설정했다.
IMF는 지난 7월 발표한 대외부문평가보고서(ESR)에서 우리 대외부문은 중기 펀더멘탈 및 최적정책에 부합한다고 평가하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우리 외환보유액이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 보유액은 GDP의 22% 수준으로 단기부채 2.1배, 수입액의 6.4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또한 외부충격 대응에 상당한 완충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대미투자와 관련 기재부는 “일본과는 달리 외환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포함했으며,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미투자 연 200억달러는 투자 상한이며 장기에 걸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납입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으며, 외환시장에서 재원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외화자산의 배당·이자소득·채권 발행 등의 방식을 병행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