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 86% ‘남녀공학 전환 반대’

2025-12-09 13:00:04 게재

총학생회 주도 학생 총투표 결과 발표

학교측 절차 강행 입장에 마찰 불가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진행한 총투표에서 85.7%의 응답자가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은 남녀공학 전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에 대한 8천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 총투표를 진행한 뒤 9일 오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 3일부터 8일 오후 7시 30분까지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투표율은 50.4%로 과반을 충족, 학생회칙에 따라 오후 8시부터 개표가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 3470명 중 남녀 공학 반대 응답이 2975명(8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찬성 280명(8.1%), 기권 147명(4.2%), 무효 68명(2%) 순이었다.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2시 대학 정문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 의견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투표 결과를 학교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는 지난 2일 동덕여대 공학전환 공론화위원회가 ‘남녀공학 전환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공론화위는 그동안 진행된 숙의 조사·타운홀미팅·설문조사 등을 근거로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공론화위 숙의조사 결과 공학 전환 찬성이 75.8%, 여대 유지 12.5%, 유보 11.7%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학생회 등은 학교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의 의견이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특히 이들은 공론화위가 모든 조사에서 학생·교원·직원·동문 의견을 ‘1:1:1:1’ 동일 비율로 반영한 것을 두고 “학생 23명의 의견과 직원 1명의 의견이 같은 비중을 갖는 것은 평등선거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를 이유로 지난 3일부터 총투표에 나섰고, 학교가 이 결과를 공학전환 결정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명애 총장은 이날 오후 “공론화위 권고안을 수용해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이를 “총투표를 무력화한 기습 발표”라고 비판했다.

또한 학교측은 학생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취지의 ‘공학 전환 공론화 진행 과정 및 구성원 의견 반영 절차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8일 오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학교측은 “이번 공학 전환 공론화에서의 교수·학생·직원·동문 비율 반영은 대학 구성원 전체가 평등하게 의사 형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민주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 대표들이 참여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졌음에도 참여한 대표를 포함한 일부 학생들이 권고안 최종 결과가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절차의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며 이는 상호 합의 사항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측은 오는 15일 오후 2시 동덕여대 발전계획 설명회를 개최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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